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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면
난 눈을 포기할 것이다.
두 귀로 듣는 것,
나에겐 청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셀 수 없는 박자, 음표, 느낌, 글자들로 만들어진
‘음악’은 내게 도대체 어느 정도인 걸까.
감히 귀를 포기할 수가 없다.
난 음악을 통해
나를 느끼고
고통을 알고
지금을 향유하며
사랑을 듣고
영겁을 넘나 든다
그러니 운명이시여
제게서 둘 중 하나를 빼앗거든,
난 귀를 포기할 것이다.
두 눈으로 보는 것, 나에겐 시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셀 수 없는 점, 선, 면, 색들로 만들어진
세상은 내게 도대체 어느 정도인 걸까
난 세상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아픔을 나누고
행복을 인지하며
슬픔을 흘려보내고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운명이시여
제게서 둘 중 하나를 빼앗거든,
눈과 귀를 모두 가진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얼마나 무한한 존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