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기 - 1일 차

근 반년이 지나서 쓰는

by 작가

(여행기를 앞으로 꾸준히 적어나갈 것이기에, 과거의 여행 기록이 너무 아까워서 기억을 더듬어 쓰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린지라, 사실적인 묘사는 조금 부족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들과 수능 이후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됐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처음이어서 더 설렜다.

IMG_6632.jpeg 짐가방~! 간편하게 작은 캐리어 하나 정도로 짐은 마무리해줬다.


한 친구의 집이 청주에 있었기 때문에,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일찍 청주 공항에서 제주로 떠나기로 했다. 그래서 먼저 청주로 향했다.

IMG_6633.jpeg 처음 타보는 시외버스의 티켓. 저 땐 손관리를 아예 안 했었네.... 큐티클 관리 필수다 필수!

처음 타보는 시외버스의 느낌은 오묘했다. 일반적인 버스와는 당연히 달랐고, 낮임에도 불구하고 커튼을 모조리 치고 있어서 그런지 밖과 단절된 느낌이 강하게 났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약간씩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친구의 집에 도착하고, 비교적 일찍 잠을 청했다. 한 방에서 셋이 잤기 때문에 그리 편안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마저도 즐거운 여행의 일부였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다 같이 공항으로 향했다. 국내선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해외를 갈 때만큼의 설렘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비행기는 비행기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갔을 때와 똑같은 게이트를 통과하고, 똑같은 길을 지나쳤다. 중학교를 이후로 비행기를 타지 못했는데, 확실히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그 느낌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고맙게도 친구들이 내게 창가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덕분에 난 비행 내내 창에 머리를 박고 바깥을 구경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비행기는 자주 타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IMG_6669.jpeg 파도 하나 없는 바다 위에, 선박 하나.
IMG_6672.jpeg 제주 땅!

남자 셋이 얼렁뚱땅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시간별로 정확하게 계획이 정해져 있진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유동적으로 여러 군데를 다닐 수 있었고, 최소한의 갈 곳은 정해둔 상태였기 때문에 무언가에 얽매이진 않되,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IMG_6683.jpeg 제주 공항 라멘..

공항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에 너무 애매하게 걸쳐서, 어쩌다가 친구의 최애 음식인 라멘을 먹게 됐다. 누가 보기엔 제주까지 와서 라멘을 먹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때 당시에 나는 뭐든 좋았다. 그래서 별 불만 없이 맛있게 먹어주었다.


그리고는 제주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노형슈퍼마켙이라는 곳을 갔다. 슈퍼마켓도 아니고 슈퍼마켙.이다

어떤 곳인지는 명확히 설명을 못하겠다. 음.. 그냥 볼거리가 엄청 많았다. 그렇다고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모두가 만족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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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형 스크린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인생샷 남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는 이호테우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제주도에는 여러 해변이 있어서 참 고르기가 어려웠다.

IMG_6787.jpeg 해수욕장으로 걸어가는 길. 쭉쭉 뻗은 야자수가 굉장히 이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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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는 처음이었는데, 부산의 바다와는 또 느낌이 달랐다. 제주도에 여행 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많이 가지는 않는 해변인 것 같은데, 충분히 매력 있는 해변이었다.


IMG_6809.jpeg 그림 같은 제주 바다의 물
IMG_6811.jpeg 낭만..

이것도 계획된 행동은 아니었지만, 너무 풍경이 끝내주었기 때문에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낮술을 먹어줬다. 2일 차에 엄청난 액티비티가 계획되어 있어서, 첫째 날에는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정말 딱 한잔씩만 먹었다. 김풍 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낭만은, 어느 정도의 낭비를 동반한다는 그런 말. 정말 맞는 말이다. 난 원래 굉장히 계획적인 성격이지만, 친구들과 함께라서 그런지 이런 즉흥적인 행동도 전혀 날 신경 쓰이게 하지 않았다.


그리곤 숙소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저녁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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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은 제주에 있는 건강과 성 박물관이었다. 성인만 출입이 가능한 그런 박물관이다... 사진을 사용하기에는 좀 부적합하기에...! 확실한 건, 어색한 사이끼리 가면 절대 안 된다. 친구들과는 이미 너무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콘텐츠는 생각보다 재밌진 않았지만 서로 떠들고 웃으며 재밌게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박물관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1시간 넘게 둘러보고 저녁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저녁 식사는 흑돼지 무한리필 집에서 먹었다. 2만 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기억하는데,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의 식사였다. 다음 날의 대단한 액티비티를 위해.. 모두가 최대한 에너지를 많이 비축해 두었다.

IMG_6945.jpeg 일반적인 삼겹살 보다 훨씬 두껍고 쫄깃했다.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감정을 절실히 느꼈던 하루였다. 친구들이랑 놀고 나면 겨울방학 때는 주로 공허한 감정이 많이 들었는데, 정말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제대로 된 행복이 앞섰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첫째 날은 일찍 자는 것이 계획이었기 때문에, 내일 있을 엄청난 계획에 대해 말하며 친구들과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잠이 들었다. 참 많이 웃고 또 웃기만 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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