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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nd em Jul 06. 2024

고요의 미덕

새벽녘

괜히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누워서 어둠을 응시할 때. 

그러니까 응시라기보다는 어둠에 눈길을 잠시 쉬어가라고 놓아줄 때.


육체는 피곤에 제대로 절여져서 약간은 뻣뻣하고 얼얼한 느낌이 나지만, 정신은 비교적 맑을 때.


평소에는 자기 위해 눈을 감는 것이 아니라 눈이 감겨서 잠에 들죠.


하지만 별 다를 거 없는 하루를 보냈는데도 의식적으로 눈을 감아야 잠에 드는 날이 있는 것 같아요.


온전히 잠을 자기 위해 나의 눈꺼풀을 통제할 수 있는 정도의 맑은 정신.


딱히 나의 불확정적인 미래를 생각하며 고뇌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이런 분위기가 좋을 때가 있어요. 


적당히 선선한 온도와, 그를 뒷받침해 주는 습도.

행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는 기분 좋은 적막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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