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기 - 2일 차

값진 경험 with 한라산

by 작가

모두 아침 6시에 기상을 완료했다. 바로 '한라산' 등반을 위해서!


사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딱히 그렇다 할 느낌 있는 액티비티가 없다고 느꼈다...

어딜 가나 비슷해 보이는 음식점, 액티비티, 카페. 당연히 여행이 뜻깊은 곳을 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평범하고 좋은 곳을 가도 친구들과 나는 충분히 만족했을 수 있다.

수많은 우연이 만들어낼 여러 상황이나 감정도 여행의 일부니까.


하지만 적어도 난 특별한 경험을 중요시한다! 남들이 다 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희소성은 어느 측면에서든 귀중한 가치가 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우린, 2일 차 계획을 한라산에 올인했다.


이 계획에 승낙해 준 친구들에게 한 번 더 고맙고, 또 고맙다. 사실 산행이라는 게 호불호가 큰 활동이다.

산행에 큰 흥미가 있지 않았던 친구들이지만 함께,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해 주었다.


그래서 우린 아침 일찍 서귀포의 숙소에서 50분가량 택시를 타고 한라산 관음사 코스의 입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혹시 출입이 통제당할까 봐.

비가 어느 정도 내리긴 했지만, 적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출입에는 문제가 없었다.


한라산은 무턱대고 등반할 수 있는 산이 아니었다. 미리 예약을 해야 했고, 날마다 등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도 정해져 있었다. 덕분에 예약하는 시점부터 비장해질 수 있었다..


평소에 그 누구도 막 등산을 즐겨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한라산은 사실 등린이(등산 어린이..)인 우리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한라산을 등반한다는 것은 쉽게 오지 않을 기회였고, 맨땅에 헤딩한다는 느낌으로 일단 3인의 예약을 마쳤다.

감사하게도, 무료로 한라산은 오를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라산이라는 거대한 일정 덕분에 2일 차에는 별다른 지출이 없었다.


우리는 관음사 코스로 등산한 뒤, 정상에서 성판악 코스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한라산이 다시 쉽게 올 수 있는 산도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코스를 다 느껴보고자, 어쩌면 비효율적일 수도 있게 코스를 설정했다.

왜냐하면 관음사 코스와 성판악 코스는 아예 출발지가 다르기 때문에, 교통편을 고려한다면 똑같은 곳으로 하산하는 것이 더 편리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오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내렸기 때문에 우비를 입고 등산을 시작했다. 솔직히 시작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어떤 산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하지만, 점차 올라가면 갈수록 날씨가 눈이 녹지 않은 산행로와 비 때문에 친구들이 지쳐갔다.

친구들은 포기한다는 말은 안 했지만, 계속해서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다.

솔직히 친구들에게 맞춰서 천천히 산행을 할 수 있었지만, 해가 짧은 겨울이었기 때문에 정상 출입이 제한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여유 있게 꼭두새벽부터 출발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절대 천천히 여유 있게 갈 순 없었다.


그나마 체력이 멀쩡했던 내가 친구들에게 열심히 힘을 북돋우며 중반부 산행을 이어나갔다.

IMG_6960.jpeg 사진에 담기지 않는 분위기 있는 한라산 등산 코스

겨우겨우 친구들을 이끌고 박차를 가해서 쉼터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숱한 유산소 운동 경험으로 일정 시간 이상의 휴식은 오히려 몸을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자리에 서있었다.

쉼터에서 초콜릿과 물로 열랑 보충을 해줬다. 비도 오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날씨도 추웠기 때문에 붙이는 핫팩도 장착해 주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IMG_6983.jpeg 중반부에 있는 제대로 된 쉼터. 정말 가뭄 속에 단 비 그 자체였다.

쉼터 이후의 산행은 정말 내게도 버거웠다. 지도상으로는 거의 다온 것만 같았지만, 하산하시는 분들에게 소요시간을 여쭤볼 때마다 시간이 뒤죽박죽이어서 희망과 절망의 상태를 오갔다. 하지만 거의 다 왔는데,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IMG_6988.jpeg

친구들은 거의 탈진 상태였고, 나조차도 무릎을 누르며 간신히 산행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이게 정상인가..? 싶을 때 즈음, 평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결국 우린 한라산의 정상까지 도달했다. 다들 완전히 지쳐있었던 상태였고, 비도 계속해서 왔기 때문에 약간씩 의견 충돌이 생기기 시작했다.

IMG_7011.jpeg 한라산 정상 비석을 기다리는 줄...

개인적으로 나는 이 긴 줄을 기다릴 자신이 없었다. 빨리 하산하고 싶을 뿐이었다. 한라산 정상에는 이런 인증숏 장소가 크게 2가지가 있다. 난 비교적 줄이 없는 나머지 한 곳에서 빨리 사진을 찍고 가자는 입장이었지만, 친구는 무조건 이 줄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사진밖에 남는 것이 없다. 그렇게 우리는 긴 줄을 기다리고 정상 비석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난 등산보다 하산이 훨씬 힘들다. 다행히 친구들은 나와 반대였다. 그래서 등산할 때와는 정반대로 친구들이 앞에서, 내가 뒤에서 하산을 했다.


내려가는 길에 한 번 있는 쉼터에서는, 컵라면도 먹어주었다. 비록 보온병 안의 물이 식어서 정말 설익은 컵라면이긴 했지만 정말 그 어디에서 먹었던 컵라면보다 환상적인 맛이었다.


정말 아무리 내려가도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결국엔 도착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눈앞에 보이지 않으니 막막했다. 아직 무언가를 느낄 정도로 산행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분명히 산행에는 인생이 담겨있다...


혹시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독자분들이 있다면, 한라산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물론 초보자에게는 힘든 산행인 것은 맞지만, 다른 유명한 산들에 비해 그렇게 위험한 코스도 아니어서 충분히 정신력과 협동심으로 극복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극 추천!!!

IMG_7023.jpeg 출구를 발견하고 뛰어내려오느라 초점이 흔들린...

마침내 길고 긴 약 9시간의 산행 끝에 한라산 일정을 마쳤다. 하산한 뒤에는 인당 천 원을 내고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정말 이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모두가 기진맥진했고, 시외버스 하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숙소에 끝내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계획했던 대로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는 술을 먹었다.

평소에 술을 즐겨하지 않는 나지만, 확실히 술이라는 것은 마시는 환경이 8 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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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만큼은, 식단 관리도 잠시 뒤로 하고 치킨과 맛있게 술을 마셨다. 앞서 미치도록 뿌듯한 경험을 해서인지는 몰라도 행복감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행복한 2일 차 밤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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