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불능 지점(Point of No Return)은 우주항공 용어로 연료와 기계적 한계로 인한 항공기의 운항 임계점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 용어로 데이터상 되돌아갈 수 없는 최초의 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프상에서 변곡점을 지난 것이다.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어 미세한 변화에도 단숨에 쉽게 변하지 않는 상태로 치닫는다.
귀환 불능 지점은 지구에겐 해롭고, 지구인인 나에겐 짜릿했다. 작은 습관을 쌓으면 1년 후에 아주 많이 달라져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테니까. 그 힘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처럼 한껏 들뜬 마음이었다.
올해는 좀 쉬고 싶습니다.
퓨쳐 셀프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요즘,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게 되었지만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강박적 워커홀릭이고, 일한 만큼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오늘 오전까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습니다.
지난 한 해는 과도한 업무로 좀 많이 버거웠습니다.
책임감을 갖고 임했지만, 의미 있는 활동이라 느끼지 못했어요. 번아웃도 왔고, 동료들에게 좋지 않은 마음도 생겼고요.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 덕도 많이 보았습니다.)
좀 지쳤습니다.
일을 아예 놓을 수는 없고, 두 가지 일 중 하나만 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내년에 할 거면 1년이라도 빨리 하자 생각했는데 오늘 오전에 또다시 느낀 건, 지금은 1년 후를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투자자라면, 열혈 투자자로서 'No'라고 말해야 할 시점이 올해일 거라고 새롭게 믿게 되었다. 이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니까. 직장도, 관계도. 강박에 사로잡힌 나에게 산뜻한 진실(Refreshing truth)였다. A와 B 중에서 고르려다, C를 만들었다.
기세를 타고 더 크고 부담스러운 일을 떠맡으려 했던 건, 겉보기엔 도전이었지만 실은 무기력의 반증이었다. 일을 아예 놓겠다는 것도 아니고 덜겠다는 것이므로, 에너지를 의미 있는 곳에 집중하고 3시간 내에 할 일도 30분 내에 끝내는 능력치를 더 의미 있는 곳에 활용해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일단 비워야 한다.
출처: google
퓨쳐 셀프를 생각하면서, 오히려 과거와 현재의 나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셋은 같은 것인지도 몰라. 신의 눈과 마음을 닮은 글을쓰고 싶다. 숨과 힘에 대해, 우리의 역학에 대해,통장 잔고에 대해서도.좋았다, 나빴다, 이상해서 이해할 수 없는 관계. 그런 관계 이전에 나를 잃으면 안 되었다.
'너는 참 너 밖에 모르는구나.'
'다들 일을 안 해서 내가 이렇게 일을 다 떠맡는 거잖아.'
누군가를 향해 퍼붓던 비난과 원망이,
'또 세상 일 다 맡는 것처럼 징징댔네.'
'역량이 안 된다는 걸 꼭 이렇게 티는 내는구나.'
나에 대한 미움이, 부메랑처럼 나를 가두었구나.
사람은 원래 자기 이익대로 살아가며, 일은주인을 찾아갈것이다. 그것이 오늘의 결론. 아, 후련해.
오늘은 미션 레터를 쓰다가, 너무 몰입해 버렸네.
여러분은 퓨쳐 셀프를 위한 소비자인가요, 투자자인가요?
1년 후 혹은 3년 후의 삶을 위해 구체적으로 투자 루틴을 짜봅시다. 건강, 배움, 관계, 경험 측면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