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데 도통 재미는 없는 것들이 있다.
대단한데 도통 재미는 없는 것1
일을 대하는 태도가 대단히 멋지다는 말을 들어봤는가? '대단히 멋진' 사람들은 일에 끌려다니지 않고 일을 뚫고 간다. 워라밸이란 일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일을 사랑하면서 생긴다. 그 일이 나를 잡아먹지만 않는다면. 그러나 구성원들의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시키는 것도 겨우 한다면, '대단한 노잼' 구간인데 이것은 마침내 리더가 되었다는 시그널이니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고독함은 수용하는 것이다.
노잼 대처법
리더는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 밀어주는 것이므로 구성원 누구와도 5-10분은 대화할 수 있는 잡학사전이 되면 좋다. 굳어버린 전문가의 뇌에 상관없는 분야의 지식이 들어오면 자극과 영감, 인사이트를 주고 하루치 대화 소재도 된다.
대단한데 도통 재미는 없는 것2
엄마는 내게 '○○동 대단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교환학생에 최종 합격하거나 임용에 붙었을 때도 그랬지만, 번역 공부를 하겠다고 '주말마다' 서울행을 택하던, 30일 전에 뭔가를 쓰고 있다더니 '여전히' 그러고 있는 나를 볼 때도 그랬다.
이 꾸준함은 대단한 노잼을 넘어 '광활한 노잼' 구간을 주기적으로 거치며 상당한 몰입과 전념을 요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거창한 목표보다 그냥 하다 보니 의미를 느껴서 재미도 덩달아 찾게 된 시간이 더 길다. 그래서 그간 묘안이랄 것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자극이 필요하다. '노잼'과 함께 더 멀리 가고 싶으니까.
노잼 대처법
아웃풋 대단이가 될 것. 아웃풋이 인풋에 미치는 효과를 실감하고 한동안 무엇을 하든 아웃풋으로 마무리 짓는 일에 열광했다. 그러다 '너무 강박적으로 아웃풋을 만들려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제보다 더 나은 글을 쓰려니 더 다양하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고, 외국어를 입 밖으로 내뱉으려면 인풋을 어떻게 이해하고 집어넣어야 효율적일지도 생각하게 된다. 인풋의 시간이 좀 길어질 수는 있으나 '언젠가는' 공기 중에 혹은 지면 위로 등장하게 된다.
이건 그냥 재미없는 것
아주 길게 말하고 요지를 나중에야 알게 되는 화법을 쓰는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 할 때 말을 끊지 않고 계속 듣는 일은 고역이다. 사람마다 '필요 없는' 것이 다르며,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 표현이 달라 서로 대화가 안 된다며 '아니~그게 아니라'라며 다시 말하기도 한다.
노잼 대처법
말의 힘을 지독하게 믿는 사람은 아주 의미 없는 말에도 상처받을 수 있다. 대부분은 달변가도 유명 강사도 소통전문가도 아니다. 모든 말에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가 그 말을 했고, 왜 그 말을 했는지에 따라 말은 흐물거리다 증발하기도 한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인풋은 상당히 견고해진다. 힘은 질량 곱하기 가속도이니까, 그 말의 무게를 달고 어디까지 나아갈지 영향력을 가늠하면 어느 정도 그 힘을 가늠할 수 있다.
세상엔 분리수거 덜 된 말들이 너무 많아. 이 사실을 잊는 사이 순식간에 몰려올 노잼에 대비하여 여기 적어둔다.
'멋진 노잼' 많이 만들기. 그건 사실 아주 재밌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