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가이(生きがい)는 삶이라는 뜻의 '이키'와 가치를 의미하는 '가이'가 합쳐진 일본어이다. 존재의 이유, 삶의 목적 정도 되겠다.
보통은,
1) 좋아하는 일
2) 잘하는 일
3) 세상에 필요한 일
4) 돈이 되는 일
이 네 가지로 구성된 벤다이어그램을 언급하게 되는데, 이 개념은 10대에서 30대에 이르기까지 질문할수록 답은커녕,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만 하나 더 남겼다.
하지만 10년 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얻은 확실한 결론:
- 버티면서 노력하면 결국 잘하게 된다.
- 아주 거칠게 나눈다면, 분명 더 맞는 일은 존재한다.
처음엔 잘하지 못해도 3년, 5년, 10년 동안 일하면 잘하게 되고 좋아하게 될(적어도 싫어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4)로 버티다 2)에서 1)로 가는 예시이다. 의미까지 발견하게 된다면 금상첨화. 그런데 뭉클북클럽을 하면서 '좋아하는' 책을 교사 '경험'에 녹여 내려니 과정이 만만치 않아도 재밌었다. 성취의 경험을 한 것이다. 시행착오라고 부르면서 기록하고 개선하게 되는 것이다. 1), 3)에 2)를 살짝 섞은 결과다. 하지만, 4)는 결여되었다. 이토록 이키가이는 세 개만 되어도 행운에 가까운 일일까?
어쩌면 이키가이는 이키가이를 찾지 않을 때 달성되는 것 아닐까?
끝이 좋으면 다 좋아요. 끝이야 말로 늘 왕관이거든요.
도중에 아무리 풍파가 일어도 마지막이 곧 명예예요.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제4막 제4장
하지만, 이키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달성되는지 묻기 전에
더 나은 질문이 있다.
"일은 왜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일을 좋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불만 섞인 대답을 준비한 사람의 것이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도 누군가를 돕거나 더 나은 삶을 살게 하지 않으면 그저 취미 생활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그저 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일 뿐 전제조건이 된다거나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을 땐 어떻게 하나요?"라고 묻는다. 분명 답은 정해져 있을 테고 그걸 말해주면 대문자 T라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난 언제나 "그냥 해. 비가 와도 하고, 아파도 하고, 우울해도 해... 대신 무리는 하지 말고."
우리는 적성과 일에 대한 교육에서 '자기 이해'도 '타인과 세상에 도움이 되기'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 일이 무슨 일인지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일이든 어떤 태도로 해낼지를 가르쳐야 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일과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나의 확장'이고 진짜 실제 하는 '나'이기 때문이다.어른인 나도 살아가며 숱하게혼란스러운데 10대인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그저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세상에 살고 있고, 이제는 직장을 넘어 직업도 알아서 만들어야 하는 시대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