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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Jul 27. 2024

자라는,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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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끝낼 때 오는 성장 

아이들과 함께 자라면 모르게 된다. 무얼 알려줘야 하는지. 어쩌다 어른이 된 '어른이'는 이따금씩 아이들이 보이는 충동적이고 미성숙하고 못된 마음을 이해도 설명도 할 수 없다. 굽어 살피는 마음은 스스로 어른되어야 함을 받아들일 때 온다.


하지만 어른이의 성장이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성장이 시작된다. 아이를 판단하거나 감정적으로 섣불리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기보다 '다른 다음을 기대할 기회'가 된다. 말 그대로 위기가 기회인 셈. 가르치는 사람도 스스로를 알아가기 바쁜 시기에 누군가에게 배움을 전하는 건 어쩌면 모순된 일인지도 모른다. 누가 누굴 가르친단 말인가.


성장에 끝이 없을 알게 되고 나서야 제대로 졸업을 했다. 이제 진짜가 시작됐구나. 내가 거쳐온 시간의 거울이면서도 엄연히 다른 얼굴들에게 거리를 확보하게 되면서 그러니까 그게 저절로 되는 계절이 찾아오자 배움을 나누는 사람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준비가 이제야 된 것이라고 느낀다. 7월의 푸르름. 한창 푸르르며, 가을을 앞둔 시기.  



7월은 해방의 달

1월엔 글을 매일 썼고,

4월엔 마라톤에서 메달을 땄고,

5-6월엔 시를 쓰고 타로 상담을 시작했다.


런데 7월 감기에 걸버렸다. 아마도, 소녀들의 무자비한 에어컨 공격에 걸린 냉방병. 7월의 기침은 많은 걸 바꿔놓았다. 두 끼 먹던 식단을 두 끼 같은 세끼로 바꿨고 미뤘던 근력 운동도 시작했다. 먹고 싶은 음식도, 영양소 챙긴 음식도 스트레스 없이 잘 먹었고 근력 운동에 재미도 붙었다.


무엇보다 나를 옥좨온 건 일에 대한 스트레스였는데, 몇 년째 해오는 별 새롭지 않은 일에도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왔다. 문제는 그게 주변 사람들을 몹시 괴롭게 한다는 점. 게다가 꽤 오랫동안 주변 사람들만 바꿔가며 스트레스만큼이나 지속되었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모든 게 생각대로 되고 있다면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누군가 알게 모르게 희생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스트레스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해도 그걸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관점의 위험

타인에 대해 기록할 때 취재가 빈약하면 생기는 위험은, 관점이 사실인 양 활보하고 다닌다는 점이다. 관점은 정말 중요하지만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 기록은 느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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