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뉴욕 맨해튼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조용하고 평화로운 교외 지역. 에이프릴과 프랭크의 변혁이 시작된다. 첫눈에 반하기. 언제나 공식처럼 변혁은 그렇게 시작된다. 둘의 사랑과 평안한 가정은 이상적인 에이프릴과 현실적인 프랭크가 눈과 귀를 열고 날개를 펴면서 균열의 기미를 보인다.
에이프릴:
프랭크! 당신은 하고 싶은 걸 잊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살잖아. 내가 벗어나게 해 줄게. 우리 파리로 가자!
프랭크:
좋아. 난 여길 떠나서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을 살 거야. 사랑해, 에이프릴.
에이프릴:
나도 사랑해, 프랭크.
어떤 인간은 변혁에 몸을 떨고 어떤 인간은 변혁에 치를 떤다. 승진의 기회가 열리자 프랭크는 속내를 드러낸다. 같은 마음일 줄 알았던 사랑은 언제나 우리가 달랐음을 발견하면서 절정에 달한다.
사랑은 내리는 비처럼 통제할 수 없이 다가와서 차분히 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그러려니,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일이다.
허무에서 그치지 않고 희망이 없다고 말하려면 맘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sane or insane. 제정신을 붙잡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쓸모가 없다. 서로에겐 거리를 둘 일 job이 필요하다. 삶이든 결혼생활이든 제정신은 별 쓸모가 없다. '의미 있게 사는 게 미친 거라면 난 얼마든지 미칠래요'라고 말하던 에이프릴은 안정된 삶을 원하는 프랭크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에이프릴. 프랭크의 책임과 에이프릴의 책임은 다르다. 프랭크의 용기와 에이프릴의 용기는 다르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유일한 단어는 변혁이다. 변혁의 길 Revolutionary Road에 자리 잡은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가장 잔인한 봄을 겪는다. 이 변혁은 어떻게 끝이 날까.
영화의 마지막에서 프랭크 부부의 이웃인 헬렌 기빙스 부인은 부부를 특별하다고 치켜세우던 모습을 뒤로하고 이내 험담을 시작한다. 그녀의 남편 하워드 기빙스는 자신의 보청기 소리를 줄인다. 비가 그쳤다. 사랑이 변혁을 일으킬진 몰라도 계속되게도 하는 걸까? 여전히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