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상담 일기(14): 뇌, 마음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by 뭉클





뇌 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에 따르면, 우리 뇌는 신체 예산을 운용하면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다음 상황을 예측하고 대처하고 있다. 뇌 주인의 시선에서 보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엉뚱한 방식(방향) 일 때도 있지만 적어도 뇌 입장에선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식인 셈이다.






여러 종류의 마음 중 하나를 고른다. 어떤 마음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면, 복해서 뇌에게 그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3번, 10번, 아니 최소 20번은 찾아가서 전해야 그제야 뇌는 길을 터준다.






오늘 만들어낸 마음은 문화적이다. '어떤 종류의 마음이 다른 어떤 마음보다 더 낫지' 않으며, 그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다면 괜찮은 마음이 되고 누군가에겐 더 나은 마음을 위해 신체예산을 남들보다 더 써야 하는 상황도 있는 법이다. 기질이 다르기도 하지만 같은 기질이라도 문화, 콘텍스트가 마음의 질을 결정하기도 하고.





정동은 정과 어떻게 다른가.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정동이란,


희로애락과 같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 진행 중인 사고 과정이 멎게 되거나 신체 변화가 뒤따르는 강렬한 감정 상태.


라고 적혀있다.


일시적이고 강렬한 감정. 하지만 이 책에 적혀있는 바에 따르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성 즉, 오늘의 전반적인 기분 상태를 뜻하는 듯하다. 사회문화의 맥락을 초월하는 인류 보편의 감정.



하지만 대체로 마음은 보편적이지 않다. 생존을 위해 각기 다른 마음으로 직조되어 있다. 집단을 이룰 때 어떤 마음을 모아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정답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뜻이 같은 마음을 모아야 할 뿐.





두려움에 '떠는' 마음은 우리가 만든 2차적 상상의 산물을 1차적 현실로 착각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오늘의 마음은 엄밀히 말하면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진 사회적, 인지적 틀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와 마음을 길러낼 자유가 있다는 부분에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하지만 자유만큼 중요한 건 길러내며 길을 내는 반복의 부지런함.





우리는 어쩌면 기억과 습관을 통과하는 하나의 튜브인지도 모르겠다. 뇌와 마음의 양육자가 꿈꾸는 미래는 미지의 튜브를 얼마나 늘려갈지, 얼마나 잊어갈지에 달렸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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