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아프지 말고 함께 가자
'자유학기제’, ‘학생부종합전형’ 그리고 취업 ‘전문성’
교육부에서는 고등학생들의 적성을 스스로 계발하고 전공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정책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제안했다. 대입뿐만이 아니다. 올해부터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시작되었다. 중학교에서는 앞으로 인성중심의 수업과 개인 맞춤형 진로교육을 위해 한 학기 동안 지필시험을 치르지 않고 다양한 진로학습과 체험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에 대한 문제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국내 3천90여 개 중학교에 일제히 진행하게 될 것이다.
박물관·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정직하고 중립적이며 능력 있는 전문가로서 지속해 온 권위와 진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박물관·미술관 학습은 개별 공동체와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른 학교 현장학습의 일부로서 교육의 깊이와 폭을 더할 수 있다고 존 포크와 린 디어킹(John H, Falk, Lynn D. Dierking)은 설명한다.
근래 박물관·미술관 교육운영의 큰 변화는 청소년 중심의 교육프로그램 증가이다. 한국박물관협회에는 740여 기관이 등록되어 있다. 올해에는 가회민화박물관을 비롯하여 113개 기관이 교육인력 지원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육 중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학교교육 현장과 긴밀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고등학생을 위한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으로 ‘박물관 전문직 체험교실’과 ‘내 안의 가능성을 찾아라!’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소속 박물관 등 14 기관이 공유하여 효율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그러나 청년들은 지금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청년실업률이 100만 명을 넘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 속에서 청년들의 분노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와 어른들이 나서서 청년들의 미래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때를 맞추어 대학의 교육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학과 간 융·복합 교육, 지역의 협력기관과 연계한 학점인정 교육, 사회 봉사 활동 등은 대학생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5년째 ‘대학생 대상 예비 큐레이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민속학, 인류학, 역사학, 박물관학 등 박물관 관련 학과 3학기 이상을 수료한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소장품 정리와 보존처리, 전시기획·디자인, 민속연구 등 학예 직무 전반에 대한 프로그램을 5일간 진행한다.
변화하고 있는 문화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가고 있으며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가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소한 ‘무한상상실 아트 팹 랩(Art fab lab)’은 메이커 문화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패러다임을 새로이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현업작가, 작가를 희망하는 문화예술 관련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아티스트를 위한 팹 랩(Fab lab) 워크숍’은 성과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 대학의 예술 관련 학과와 MOU를 체결하여 팹 랩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대학생들의 창작물을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근현대사 탐방 경연대회’ 사업은 대학생들이 근현대사 현장 탐방을 통해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체험할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팀별 발표와 심사를 거쳐 최우수팀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한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도제교육제도인 ‘듀얼 시스템(Dual System, 이원적 교육훈련체제)’으로 학교의 공부와 회사의 일을 병행하여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발굴하였다. 이를 벤치마킹한 고용노동부의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사업’은 대학교 학업 학기 중 체계적인 산업체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으로 지난해부터 대학과 기업을 공동 지원하고 있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는 지역의 중소기업과 함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 본 사업에 참여하였다. IPP 사업에 선정된 3~4학년 재학생들은 4~6개월간의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능력과 취업역량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한국교통대학은 현장실습에 참여할 학생들에게 특별한 사전교육을 세계술문화박물관과 진행하였다. 부모의 마음으로, 사회에 첫행보를 시작할 대학생들에게 사회인으로서의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세계술문화박물관에서 ‘향음주례’를 베풀었다. 참여 학생들 60여 명은 체험을 통해 효제의 예와 주석(酒席)에서의 예의를 배울 수 있었다. ‘일학습 병행제’는 분명 좋은 의도의 사업이다. 도제 학습의 시너지는 취업의 기반 마련이 아니며 양자 모두 적극적인 참여에 대한 공동 능력 배양이 핵심이다.
대학이 직업훈련소가 되어가는 현실은 안타깝다. 그러나 내일의 청춘이 더 이상 아파하며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대학과 지역의 기업, 그리고 박물관·미술관도 청년들의 다양한 역량을 고양(高揚)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하며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위 글은 2017년 함국박물관협회 기획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