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미술관 교육동향1

뜨겁고 아쉬웠던 여름방학 요람에서 무덤까지

by 소리빛

1984년 12월 <박물관법>이 제정된 이후, 박물관·미술관계의 활성화를 위해 1991년 11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약칭: 박물관미술관법)>이 새로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2월, 제1조의 목적이 일부 개정되었는데 ‘공중의 문화향유(文化享有) 및 평생교육 증진’이라는 교육 내용과 범주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제4조에는 “박물관 자료에 관한 교육 및 전문적·학술적인 조사·연구”가 2항으로 추가·개정된다. 늦은 감은 있지만 교육적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鼓舞)적인 일이다.

국림민속박물관 우리 문화 우리 솜씨


한국의 국립박물관은 관련법이 제정되기 이전인 1946년, 연구와 교육활동의 기저(基底)를 조성하였다. 본격적인 교육에 대한 논의의 시작은 1981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섭외교육과 신설’이었다. 이후 2005년 용산 이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변모를 위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기획전시 ‘신안 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끝났다. 신안선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통해 시대적인 역사·문화 이해와 여러 문화권의 해양문화재 체험학습이 중심 내용이다. 교육담당자들은 교육 참여자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공유 수단(Programming) 연구에 고심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교육문화교류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어린이 창작발전소


관람객 대부분은 개인적인 경험들을 박물관·미술관의 체험과 연계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재창조를 위해 선택, 저장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교육정책의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박물관 교육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接點)을 조금 일찍 찾았다. 그 결과 걸음마를 배우는 영아부터 노년층까지 교육대상별 다양한 민속교육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게 된다. 당연히 각 프로그램의 신청 경쟁은 치열하다. 근래에는 박물관을 찾는 단골 학습자들이 늘고 있어 낯익은 참여자들이 꽤 많다. 그러나 컴퓨터 추첨으로 참여대상을 선정하기에 아무리 눈도장을 찍어도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은 교육담당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빠른 정보의 공유와 과학기술의 발달은 박물관·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수준 높은 관람객들은 그들의 여가와 휴식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전문적인 전시와 교육, 체험을 원한다. 2013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에 대한 준비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기존의 연령별로 분류된 교육대상별 범주(Category)를 재정립하였다. 미술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부각해 ‘예술작품 자체’, ‘시각문화교육’, 신매체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창작·제작 공간 ‘무한상상실 아트 팹 랩(Art Fab Lab)’, 미술관 전관 체험 ‘MMCA 프렌즈’ 등이 그 차별화 전략이다.

‘무한상상실 아트 팹 랩’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는 미술관 속 창작문화공간이다. 이곳에는 레이저 커터와 밀링머신, 3D 프린터, 3D 스캐너 등 첨단장비(Digital fabrication)들이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기기들을 활용해 상상력을 담은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창작발전소>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대미술의 이해를 쉽게 하고 작가의 예술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예술과 과학기술문화의 재해석을 사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반갑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학발굴


박물관·미술관의 교육방법이 변하고 있다. 과거, 권위적이었던 지식과 정보의 전달자의 모습에서 장르와 영역의 경계를 넘어 관람객의 경험적 삶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평생학습 사회는 박물관·미술관의 교육적 역할이 더욱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뜨거웠던 여름, 열정을 다하여 운영한 프로그램일지라도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내년 여름방학에는 더욱 발전된 박물관·미술관의 교육 현장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위 글은 2017년 8월 한국박물관협회 기획칼럼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창경궁 대온실과 생각하는 회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