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구광역시문화원연합회
대구의 팔공산은 백두산에서부터 뻗은 푸른 치맛자락을 툭 풀어 펼친 곳이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2백만 명에 이른다. 소원을 들어주기로 유명한 갓바위를 찾는 이들이 영험함을 경험하고자 인산인해를 이룬다. 팔공산은 해발 1,192m로 봄이 되면 진달래와 영산홍이 밭을 이루고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구름이 장관이며 가을에는 자연의 색상환(色相環)을 눈부시게 보여준다. 겨울에는 산등성을 따라 피어나는 눈꽃의 신비로움으로 그야말로 자연미의 극치를 볼 수 있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대구광역시 동구, 군위군 부계면, 산성면, 효령면 일부와 영천시, 칠곡군, 경산시, 구미시 선산군에 걸쳐 있다.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에는 부악(父岳), 중악(中岳), 또는 공산(公山)이라 했으며, 고려시대에는 '공산'이라고 하였으나 조선시대에 팔공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이곳에는 동화사를 비롯하여 은해사, 파계사, 부인사, 송림사 등 수십 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어 불교의 성지가 되고 있다. 또한 국보와 보물, 사적지로 지정된 문화재가 많은데 국보 109호인 군위삼존석굴, 14호인 거조암 영선전이 있다. 이 외에 보물 9점, 사적 2점, 30개소의 명승지도 도처에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선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리는 팔공산에 대한 기록유산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팔공산에서 가장 강한 기운이 감돈다는 '소년대'는 북서쪽의 바위산 봉우리이다. 마치 팔공산의 산신이 귀하게 가꾼 분재처럼 나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이에 대해 약 270년 전,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 1711~1781)은 팔공산을 유람하고 남긴 「남유록(南遊錄)」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몇 리를 들어가니 소년대(少年臺)라는 곳이 있었다. 큰 바위에 올라서니 시내가 굽어보이고, 그 위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고색창연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入數里得所謂少年臺者巨石臨溪而有松生其上枯其一半蒼古可愛).’
이밖에도 김유신이 이 산에서 기도하고 삼국을 통일했으며 원효와 태조 왕건, 사명당 등 수많은 역사, 문화적 인물들이 이곳을 유람하고 노래한 기록과 전설이 풍부하다. 장엄한 자연 풍광과 인문학적 자산을 문화콘텐츠로 재구성하여 쉽게 제공할 수 있다면 그동안 모르고 지내왔던 팔공산의 가치가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광역시문화원연합회에서는 여러 전문가와 긴 시간에 걸쳐 어려운 고문헌의 유산기(遊山記)와 유산시 등을 해석하여 e-book으로 제작하고 웹서비스(Web service)를 시작하였다. 팔공산의 문화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첫 물고랑을 트게 된 것이다.
sbscnbc2018.3.20.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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