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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큼 살다 가지

by 자산홍


올해로 93세가 되신 어머니처럼

나도 그 나이까지 살 수 있을까,

그 걱정이 많이 된다는

내 푸념을 들은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어.

살만큼 살다 가지,

뭘 그렇게 강박관념을 가지고 사느냐고.

고금의 명언을 다 뒤적였어도

죽음을 이처럼 명료하게 말해주는 이가 없었었어.

아프고 난 후부터 죽음에 대한 무섬증이 생겼었지.

조금만 아파도 집채보다 더 큰 무서움이 날 덮치곤 했었어.

그런데 이처럼 간단하게 무서운 죽음을 튕겨버리다니.

그래, 살만큼 살다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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