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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Sep 02. 2020

공부하기 싫은 아이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위기상황별 부모코칭 대화법

아이의 방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 보니 시험 준비와 학원 숙제를 다 못했다고 스트레스받는 아이가 해야 할 공부는 안 하고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아이는 온라인 수업 짬짬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번갈아 가며 게임하다가 유튜브로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한다.

아마 엄마들은 머릿속에서 슬슬 짜증이 서물 거리며 올라올 것이다.     

 

중2 아들을 둔 엄마의 아이와의 대화 사례이다.      


엄마: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너 다음 주 시험 아니야?

아들:  응... 잠깐만! 이것만 하고!

엄마: 너 아까도 그 얘기했어. 학원 숙제는 다 한 거야? 시험 준비는 하고 있고?

아들:  (여전히 듣는 척 시늉만 하며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

엄마:  그만해! (핸드폰을 빼앗는다)

아들:  아~ 엄마! 지금 게임 중..(소리친다.) 아 정말 짜증 나! 엄마 때문에 다 망쳤잖아. 꼭 내가 게임할 때 만 들어와서(방에) 뭐라 그래. 아까까지 공부했단 말이야.

엄마: 공부는 무슨.. 수현이는 어제도 새벽 두 시까지 공부하고 잤다던데 너는 맨날 게임만 하고(비교하기).. 시험공부는 도대체 언제 하려고.. 시험 보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빨리 공부해!!     


위  대화는 보통 엄마들의 대화 내용이다.


이것을 코칭 대화로 말해보면 다음과 같다.


엄마: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너 다음 주 시험 아니니?

아들: 응.. 잠깐만! 이것만 하고!

엄마: 오케이.(잠시 기다린다.)

아들: 이제 됐어.

엄마: 아들 기분이 좋아 보이네.

아들: 내가 이겼거든.

엄마: 오!  축하, 축하해. 그리고 서윤아. 엄마는 네가 시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염려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들: 내가 알아서 할게. 엄마. 근데 사실 공부가 재미가 없어. 게임처럼 쉽지가 않잖아. 그리고 게임처럼 재미도 없고, 공부는 지루하고 어렵고, 따분해~ 공부 싫어~.

엄마: 에구 그렇지. 게임보다 공부가 힘들고 재미가 없지. 그런데 수학은 잘하잖아.

아들: 수학은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니까..

엄마: 그래 수학이 제일 어려운 과목인데 좋아하는 과목이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서윤이가 수학을 잘했을 때 기분은 어때?

아들: 그야 당연히 좋지. 애들 앞에서도 기분도 좋고..  

엄마: 그래! 그 수학은 어떤 마음으로 공부해?

아들: 재미있는 마음으로.. 사실 나는 새로운 문제를 풀면 신도 나고, 성취감도 생겨, 또 다른 문제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엄마: 역시... 대단하다. 그런 마음으로 혹시 다른 과목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아들: 뭐 쉽지는 않겠지만 해 볼 수는 있겠지.

엄마: 쉽지 않다는 것은 무슨 말이야?

아들: 어려운 과목도 있으니 쉽지 않다는 뜻이야.

엄마: 그래. 그럼 조금이라도 공부가 쉬워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아들: 음.. 일단 내가 좋아하고 지금 당장 잘하는 부분부터 조금씩 해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엄마: 그래. 그것 좋은 생각이다.  수학과 게임처럼 우리 아들이 재미나게 성취감을 느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들: 음... 아.. 이 방법이 좋겠네. 내가 다음 주 시험 볼 때까지 계획표를 세워보고 하나씩

      끝나간 것을 표시해보면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엄마: 와~우! 맞아! 그렇네!! 좋은 생각이다. 아들이 하나 한 계획대로 실천해서 뿌듯하고 성취       감을 느끼면 엄마도 덩달아 기분이 좋을 것 같아. 우리 아들 파이팅!

아들: 엄마! 오늘은 엄마가 진짜 내 친한 절친 같아! 하하하!!!


아이가 공부하기 싫어 라고 하면 꼰대처럼 말하고 싶어 질 것이다.

“공부를 해야 앞으로 먹고살 것 아니니.. “라고..

일장 연설을 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이러한 답을 마음 한편에 내려놓고, 아이의 입장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아이의 마음에는 뭐가 있을까?

‘공부하는 것이 좀 힘들구나. 지쳐있구나. 재미가 없구나.’를 아이와 함께 느끼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준 것에서부터 대화가 출발해야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공부가 성공, 출세의 발판이 된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아이들을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고 밝게 키우고 싶지만, 온갖 압박과 스트레스를 줄 만큼 공부를 강요하고 있다. 강제로 억지로 하게 된 공부는 반감, 반항심만 생기며 거부감만 깊어진다.

“공부하기 싫어”라고 외치는 데에는 그 속내에 깊은 이유가 있다.

먼저 우리 아이가 공부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도록 이유를 먼저 물어보자. 그러고 나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 싫어하는 과목이 있다면 분명 좋아하는 과목도 있을 것이다. 성적과 결과에 상관없이 강점과 장점을 먼저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역할이 우선이다.

그동안 대학을 잘 보내고 좋은 곳에 취업시켜 주변 아줌마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받기 위해 공부를 시키는 건 아닌 지,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준 것이 무엇인지, 행여 아이들의 행복을 잃게 한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 코칭 팁

- 아이가 공부하기 싫다고 하는 이유 물어봐 준다.

- 공부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전환시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도록 돕는다.

- 아이가 공부에 반하는 행동(게임 등)을 하더라도 아이의 입장을 먼저 존중하고 대화를 이어 나간다.      

- 성적과 결과에 상관없이 강점과 장점을 먼저 살려주고, 주변 친구와의 비교 경쟁으로 심리    적 압박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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