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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Nov 15. 2020

엄마랑은 도대체 말이 안 통해요

부모와의 감정코칭 소통법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자주 경험 해 봤을 것이다. 요즘은 사춘기 빨라져서 초등학교 5, 6학년만 되어도 부모와 대화를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 전 학부모 강의를 갔는데 강의가 끝난 후 한 엄마가 질문을 했다. 

“교수님 저희 아이가 지금 중학교 1학년인데요. 집에만 오면 가방을 휙 던져놓고 방에 들어가서 무슨 말만 하면 짜증을 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런 경우 부모는 화가 나고 답답하기만 하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우리 아이와 했던 대화법을 그 엄마에게 알려준 적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다녀왔습니다.” 라고 무뚝뚝하게 말을 하고는 방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는 아들을 보고 대화를 일반대화와 코칭대화의 예시이다.     


<일반 대화 예시>

엄마: 야! 너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들: 없었어요.

엄마: 그런데 왜 문을 쾅하고 닫고 들어가! 너 이리 좀 나와 봐~

아들: 아~ 왜요?

엄마: 나오라면 나오지 너 말버릇이 그게 뭐야?

아들: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정말 엄마랑은 말하고 싶지 않아요.

엄마: 뭐라고? 너 이리와 봐.

아들: 아 좀 제발 그냥 내버려둬요! (현관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코칭 대화 예시>

 엄마: 아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아들; ...

 엄마: 엄마가 잠깐 방으로 들어가도 될까?

 아들: ...

 엄마: (잠시 멈추었다가) 아들?

 아들: 네.

 엄마: 무슨 일 있었니?

 아들:...(잠시 머뭇거리더니) 학교 끝나고 청소시간에 어떤 얘가 자꾸 방해를 하잖아요.

 엄마: 좀 짜증났겠네. 그래서?

 아들: 그래서 빗자루를 던졌는데 하필 그때 담임 쌤이 딱 들어와 가지고...

 엄마: 아고! 하필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아들: 혼났죠. 뭐

 엄마: 그랬구나. 짜증이 날 만도 하네.

 아들: 네. 아 진짜 짜증이 확 나더라고요 

 엄마: 정말 그렸겠네.

 아들: 엄마! 나는 왜 화가 나면 잘 못 참을까요?

 엄마: 화를 잘 참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구나.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아들 : 그게요...     



사춘기의 아이들은 변연계라고 하는 감정의 뇌가 발달하는 시기이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전두엽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대화를 시도하면 아이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주제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코칭 대화는 이런 점에서 아주 유익한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주는 것이다. 그냥 아이의 말을 그대로 따라만 해주어도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천천히 마음 문을 열고 부모와 대화를 잘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반 대화 예시>처럼 일방적으로 ‘말하기’에서 ‘코칭’으로 변화 중인 부모들은 나에게 이렇게 물어온다.      


“저는 이제껏 이런 경험을 해 보지 못했는데 아이와 진심으로 대화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코칭이 저에게 도움이 될까요?”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요?”     

이와 같은 의문이 생기지만 다행히 좋은 소식은 자녀와 서로 마음을 나누는 대화는 아이의 연령에 관계없이 언제나 시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오늘이 가장 빠른 날이다. 

단, 그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노력, 주의 집중이다.

새롭게 코칭을 시작하는 부모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우선 아이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당신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누가 질문하면 답하기 싫지 않은가? 그와 같은 원리이다. 

만약 관계에 친밀함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질문일지라도 소용이 없을 것이며, 부모가 아이에게 받게 될 대답은 의미 없고 진심이 담기지 않은 깊이가 부족한 대답일 것이다. 이것은 의미 있는 코칭 대화로 이끌지 못할 것이다. 좋은 관계가 되어야 질문도 힘을 받아 아이가 엄마의 질문에 답하게 된다. 

서로간의 관계의 친밀함이 최우선이며, 친밀함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데 기본요소이다. 친밀함은 진심어린 대화를 열어 주는 문이며, 자녀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코칭 팁>

*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 준다.

* 아이의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

*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간다.

 * 아이가 보이는 문제 행동의 배경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한다.     


<성찰질문> 

• 아이와의 관계에서 단절을 유발하는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 아이가 엄마에게 이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서로 건강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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