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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Feb 13. 2023

아이와 놀이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아이의 놀이를 방해할 수 있는 양육자의 행동

 

안녕하세요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교수입니다. 여러분의 구독과 댓글 종아요가 저의 영상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아이의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아시지죠? 요즘 놀이의 중요성, 놀이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웬만큼 육아하면서 정보를 찾아보시는 분이나 공부를 하신 분들은 누구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2020년 3월부터 교육과정을 유아중심, 놀이 중심으로 개정할 정도로 놀이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어떻게 놀아줘야 되나요?” “이 시기에는 어떤 놀이를 해 줘야 하나요?” 하는 질문이 매우 많습니다. 같은 놀이를 하더라도 아이 옆에서 함께 놀이하는 양육자의 태도에 따라서 아이의 놀이 재미를 더 하고, 발달에 득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주도성을 잃고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놀이할 의욕마저도 떨어뜨릴 수 있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아이 놀이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다섯가지 알아 보겠습니다.  

첫째, 부모가 원하는 놀이로 끌고 가지 말아주세요  

진짜 놀이와 가짜 놀이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진짜 놀이는 아이가 주도성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즐거움을 느끼는 놀이를 말하고, 교실에서 선생님 주도하에 진도를 나가는 것 같은 놀이를 가짜놀이라고 합니다. 만약 부모님이 아이가 별로 관심이 없는데도 숫자 맞추기해보자, 글씨 찾아보기해보자 이런 놀이를 제안하게 되면 아이는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면 그것은 가짜 놀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놀이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면서 이끌기보다는 ”지금 어떤 놀이 해 볼까? “어떤 놀이 하고 싶어?”라고 물어본 후에 아이가 놀이를 계획할 기회를 제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하도록 해주세요. 

둘째, 아무 때나 놀이에 끼어들지 말아 주세요. 

낄끼빠빠라는 신조어 아시지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에서 유래된 말인데 쉽게 말해 눈치껏 행동하라는 의미인데요 아이가 놀이할 때 엄마 아빠는 아이의 적절한 놀이 상대가 될 수 있는데 이때 너무 갑작스럽게 놀이에 개입하거나 놀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함께 놀이하는 아이의 놀이 몰입도나 집중력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어떤 놀이를 먼저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어떤 놀이 하고 있어?” “뭐 하고 있어?”라고 무심코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의사가 되어서 의사 역할 놀이에 푹 빠져 있는데 갑자기  “뭐 하고 있어?” 묻는다면 기질적으로 대응가능한 아이들은 “저는 의사입니다. 어디 아파서 오셨어요? 하며 자연스럽게 엄마를 놀이 상대로 유도할 수도 있지만, 좀 부끄럼이 많거나, 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민망해하면서 역할 놀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놀이에 개입할 때는 “뭐 하고 놀아?, 뭐 하고 있어?” 묻기보다는 잠깐 아이의 놀이를 관찰한 후에 상황을 파악하고 “안녕하세요 배가 많이 아파서 왔는데 치료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손님이 되어서 놀이 속으로 개입해 주시면 됩니다. 

또 함께 놀이하다가 갑자기 “엄마 설거지하고 올게, 놀이하고 있어”라고 한다면 놀이의 몰입은 깨지고 아이는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대신 “의사 선생님이 치료를 잘 해 주셔서 배가 하나도 안 아프네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서서히 역할에서 빠져나오시면 됩니다. 적절하게 놀이 개입을 해 주세요. 

셋째, 사용설명서 역할은 하지 말아 주세요. 

놀이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아이가 놀잇감을 가지고 놀이할 때는 되도록 정형화 되지 않는 놀잇감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구조화되지 않고 정형화 되지 않은 놀잇감 중에 블록이 있습니다. 블록 놀이를 하더라도 사용설명서처럼 완성된 표본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설명서를 제공해 주는 것은 오히려 창의력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놀이할 때 양육자가 “이건 이렇게 사용하는 거야.”“이건 이렇게 하는 건데”라는 말들은 아이의 흥을 깨뜨리게 됩니다. 그럼 아이가 더 이상 그 놀이를 하지않고, 자리를 떠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보다는 아이 스스로 놀잇감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또 활용해보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이의 발달에 더 도움이 되고 주도성과 창의성 모두 증진을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실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회를 뺏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중심과 일맥상통하는 레지오 에밀리아 프로그램의 창시자인 로리스 말라구찌(Loris Malaguzzi)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린이는 백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백 가지의 놀이하는 방법, 백 가지의 말하는 방법을. 그렇지만 사람들은 백가지 중에 아흔 아홉개는 훔쳐가 버립니다. 사람들이 어린이에게 말합니다. 공부과 놀이, 현실과 환상,논리와 꿈은 같이 섞여질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린이에게 말합니다. 백 가지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어린이들은 외칩니다  

천만에요! 백 가지는 있어요!  

아이가 놀이의 설계자가 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너무 많은 질문과 말은 삼가 주세요.

아이의 언어 자극이나 상호작용을 위해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말을 하는 부모님이 계십니다. 분명히 부지런히 상호작용하고 끊임없이 소통을 하면서 언어 자극을 준다면 언어발달이 촉진되고 도움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놀이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아이의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옹알이를 하는 아이들도 아이의 옹알이가 다 끝난 후에 부모님이 반응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계속해서 말을 많이 하면서 아이가 말 할 시간을 주지 않거나, 놀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은 정말 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적당히'가 쉽지는 않은데 아이의 놀이 모습을 관찰해서 상호작용이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코칭에서는 “프레전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놀이 순간에 아이와 함께 춤추는 겁니다. 함께 느끼고, 함께 감탄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더 많이 경청하고 놀이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주는거죠. 그럼 당연히 부모의 의견이 개입되기보다는 진짜 놀이가 되고, 아이는 신나고 즐겁게 되고 다음에도 같이 놀면 더 재미있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이와 놀이를 함께 즐겨 주세요. 

다섯째, 아이의 발달에 적합한 놀잇감을 제공해 주세요. 

몇 살에 어떤 놀이를 한다더라, 어떤 놀잇감을 가지고 놀더라, 특히 어떤 글자를 쓰고 어떤 책을 보더라. 등의 말을 듣고, 혹은 연령을 기준으로 아이에게 놀잇감을 제시하거나 놀이를 한다거나, 학습을 시키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연령을 기준을 놀잇감을 제공하는 것이 맞긴하지만 고려하셔야 할 부분은 영유아기 때는 연령에 따라 발달 수준이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평균적인 기준은 있겠지만 개별 차가 매우 큰 시기여서 표준보육과정에서도 월령별로 아이의 발달을 나눕니다. 그리고 6~7세가 되면 어느 적정 수준까지 비슷해지지만, 그 이전에는 연령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발달 수준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발달수준을 고려해서 놀잇감이나 놀이를 제공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발달 수준보다 실제로 놀이가 수준이 높거나 반대로 수준이 낮으면 그 놀이에 대한 흥미를 잃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적절한 수준은 내 아이의 수준보다 아주 조금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제공하는 것이 좋고요. 그래서 아이가 아주 조금만 노력하고 시도하면 해낼 수 있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놀이를 해냈다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것이 부모님의 몫이 되는 것입니다. 너무 수준이 낮으면 “에잇 너무 재미없어, 에이 시시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혹시 집에서 심심해하거나 자주 보채거나 미디어를 계속해서 본다면 혹시 지금 집에 있는 놀잇감이 아이 수준에 적절한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오늘은 너무 중요한 내 아이의 놀이를 존중해주기 위해 양육자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 즉 부모가 먼저 놀이를 제안하지 말아야 하는것, 놀이 상대 개입에 적당히 끼고 빠지는 것, 사용설명서 역할은 하지 말고, 너무 많은 질문과 말은 삼가시고, 연령과 발달에 적합한 놀잇감인지 점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보시면서 “어! 난데, ” “우리 집 얘기인데?”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그만큼 사소하고 무심코 할 수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잘 인지해서 아이의 놀이를 더 재미있게 해주시고, 아이의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마음키움코치 도미향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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