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슷한 만큼의 잠을 자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이들의 행복
오늘 한 수강생분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셨다.
더 행복하려면, 지금 이 행복함을 영원히 느끼려면이 아닌 '행복해지려면'이라는 말이 현재 행복하지 않다는 말로 들려 울적해졌다. 뭔가 내 행복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반대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상대를 보면 이질감이 맴도는 공기에 슬퍼진다.
그분은 매일 비슷한 만큼의 잠을 자고 출근하고 퇴근 후 학원에 왔다가 귀가하는, 반복되는 패턴이 지친다고 했다. 아마 모든 직장인들이 짊어진 숙제이지 않을까. 어제와 다른 대화, 날씨 등 분명 새로운 하루임에도 회사-집-학원이라는 몸을 담는 큰 공간에는 변함이 없다 보니 하루하루가 똑같이 느껴지나 보다.
남들의 성공 기준에 맞춰 목표한 대학에 입학하고 목표한 회사에 입사했다고 하는데, 목표가 생기면 못 이루었을 때의 자괴감부터 미리 걱정하는 나로서는 설령 그것이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한 거였다 하더라도 굉장히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그렇게 목표-실현-목표 구조의 삶을 살다가 막상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그다음 목표가 없다는 것에 허무를 느낀다고 했다.
대학교에서 회사는 공간의 이동, 새로운 시작, 성장의 느낌이 강했다면 회사라는 안정적인 사회적 울타리에 도달하고 나서부터는 그 안에서 위쪽을 향해 목표를 정해야만 한다. 이제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그에게 허무를 가져다준 것 같다.
있어야 할 게 어느 날 없으면 불안하듯, 그분은 지금껏 목표를 동기로 살아왔기 때문에 늘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건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아무런 목표 없이 어렴풋하게 살면 지금 당장 필사적으로 몰두할 것이 없기 때문에 시선이 항상 열려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것들을 만날 때, 그 우연이 정말로 큰 행복이란 걸 알려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