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절대 지구에게 뒷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달은 지구에게 절대 뒤를 보이지 않는다
보름달이 뜬 날엔 달의 뒤통수가 궁금하다
토끼를 연상케 하는 앞모습과 달리 달의 뒤통수는
지구로 날아오는 운석들을 받아낸 상처로 가득하다
어머니 같네요.
그가 어머니라는 글자를 떠올렸는지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는지 궁금했다
지구는 달의 뒷모습을 볼 수 없지만
지구에 있는 우리는 볼 수 있다
달은 조금의 생색도 없어
지구는 자신에게 향하던 폭력을 달이 막아주는 걸 모른다
혹시 앞과 뒤가 바뀐 건 아닐까
상처로 가득한 얼굴과 토끼가 그려진 뒤통수
달은 영영 지구에게 등을 돌렸고
지구에 있는 우리만이 상처 가득한 얼굴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