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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돋을볕 Jan 13. 2022

꼭 남을 설득시켜야 할까?

결국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는 이는 나여야 한다.

2022.1.13


돌이켜보면 새로운 길에 발자국을 찍는 일보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헐겁고 낡은 시곗바늘을 돌리는 날이 더 잦음을 깨닫는다.


분명 넘어섰다고 자부한 일에 똑같이 부닥쳐 엎어진다.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한 부분에 여전히 득실 한 욕심들이 바글바글함을 알아챈다.


무엇보다 타인의 인정을 넘어서기란 울고 넘는 박달재와 같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변두리 모퉁이를 서성이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무리에 속한 개인으로 살면서 끊임없이 나를 설명하고 증명하라 요구받는다.


녹슨 나사를 돌리듯 이러쿵저러쿵 소리쳐 보아도 돌아오는 목소리는 메아리뿐. 결국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는 이는 나여야 한다.



언젠가  강물이 얼어붙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내가 어떤 실수들을 저질렀는지

내가  일들이   인생인지

 

사람들이 천천히 머릿속에 떠오르네

어떤 이는 도움을

어떤 이는 상처를 주려 했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그들의 지독한 사랑이나 미움이

어떻게 달랐는지

 

 그대의 말을 들으리

그대와  돌아서서

  없는 강물을 바라보며 기다릴  있으니

우리는 알고 있네

 강물 속에, 흐르는 물살이 숨겨져 있음을

그리고 지금 우리가 보는 것처럼

침묵을 안고  마일을 흘러왔고 흘러갈 것을

 강물의 말이  나의 말임을

_윌리엄 스태퍼드 William Stafford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중에서



말 없는 강물을 기다릴 수 있는 이는 알게 된다. 침묵 깊은 곳에 흐르는 물살이 숨겨져 있음을. 저 강물의 말이 곧 나의 말이다.


침묵을 안고 살아가는 강물을 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이는 타인을, 나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자는 자족할 수 있고 타인의 기대와 인정이 일시적이거나 일방적이거나 헛된 바람임을 깨닫는다.


두려움과 과거를 넘어서 현재를 향유하고 곱게 빚어가고 싶다. 그것이 부족하여 더욱 이웃의 굄을 입고 살아가는 자의 보은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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