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봬도 단체사진

by 케이론

우리 학교는 행정구역상 시에 속하지만 학년에 한 학급밖에 없는, 6학급 작은 초등학교다. 게다가 우리 반은 7명밖에 안된다. 전교에서 가장 작은 반이다. 그래서 우린 뭐든 함께 한다. 발표도 항상 모두 하고 놀 때도 아이들이 거의 다같이 논다. 인원이 조촐하다 보니 사진을 찍을 때 담임인 내가 휴대폰을 든 팔을 뻗으면 아이들이 한 프레임에 모두 들어온다.


지난 4월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아이들을 세워놓고 단체사진을 찍는데 한 아이가 부른다.

“선생님, 인터넷에서 봤는데요, 우리 이렇게 찍어요!”

발만 모아놓은 단체사진을 찍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 좋아!”

그렇게 찍은 선생님 포함 우리 반 단체사진. 장난꾸러기 한 녀석이 셔터를 누르는 순간 신발을 남겨놓고 발을 쏙 뺐다. 다시 찍을까 했는데 그 녀석은 이미 저 멀리 뛰어갔고 이게 그대로 그날의 유일한 발 단체사진이 되었다. 사진이 귀여워 그림으로 그리면서 사라진 녀석의 발을 그림으로라도 넣을까 하다가 이 또한 추억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그렸다.


여름의 초입인 6월, 학교에서 키우는 블루베리가 한창 익어가는 날이었다. 급식을 먹고 함께 나가 잘 익은 블루베리를 땄다. 다른 학년 아이들도 따야 하기에 한 사람 앞에 4, 5개 정도만 따게 했다. 아이들은 가장 까맣고 굵은 블루베리 알을 찾아 나무에 열심히 머리를 들이밀어 이리저리 살폈다. 그렇게 모은 블루베리를 교실에서 고이 모아놓고 또 나를 부른다.

“선생님! 저희 사진 찍어주세요!”

어디서 본 것 있어서 예쁜 별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그렇게 블루베리 별 단체사진 하나를 또 남겼다.



얼마 전 단풍이 예쁘게 떨어지던 날, 단풍잎 책갈피를 만들겠다고 다 같이 나갔다. 가을햇살이 가득한 하늘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청량했다. 아이들과 예쁜 잎도 줍고 떨어진 낙엽 냄새도 맡고 낙엽 밟는 소리도 느꼈다.

“선생님, 여기요, 여기!”

아이들은 낙엽이 가득한 곳에서 낙엽을 모으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말했다.

“얘들아, 우리 이 낙엽으로 예쁜 모양 만들어서 단체사진 찍을까?”

“네, 좋아요!”

그렇게 열심히 모은 낙엽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었고 아이들은 앙증맞은 실내화를 낙엽 주변으로 모았다. 덕분에 단체 사진에 내 까만 실내화도 함께 낄 수 있었다.



얼굴은 없지만 그 안의 이야기가 가득한 우리 반 단체사진. 아마 눈이 펑펑 오는 날, 우리들의 단체 사진이 하나 더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