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 성장기 6 -정성의 크기는 사랑의 크기다

문지르기 기법은 추가.

by 케이론


연필초상화는 사랑이다. 그리기 위해 한없이 대상을 바라본다. 찬찬히 관찰하고 조금 옮겨 그린다. 그 수많은 반복으로 그림이 완성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본 대상에게 당연히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프로의 세계는 다르겠지만 그저 아마추어인 나에게는 정말 그랬다. ​


그리드 기법을 경험한 나는 처음 그림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두 번째 그리드 기법의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근처 박물관에 놀러 가서 막대사탕을 가지고 눈을 가리며 장난치던 아이들의 모습을 골랐다. 그리는 동안 짓궂게 웃고 표정을 지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기분이 좋았던 그림이었다. ​


그즈음 문지르기 방법도 알게 되었다. 연필로 옅게 음영을 깐다음 마른 물티슈 같은 걸로 문지르며 부드럽게 퍼진다. 그러면서 연필선이 드러나지 않는 부드러운 명암의 그림으로 분위기는 달라진다. ​


그렇게 완성한 그림.



먼저 그리드로 형태를 대강 잡고 서서히 음영을 표현했다. 진한 부분도 한꺼번이 아니라 차곡차곡 연필선을 쌓았다. 그리고 문지르기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했다. 그렇게 쌓을수록 깊이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와 함께 내 실력도 느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


그래서 이 그림에 대한 애착이 많다. 아이들의 사이좋았던 귀여운 순간을 포착했던 순간이어서 그때까지 중에서 가장 공들여 그린 그림이었다. 이 그림은 지금도 우리 집 거실에 걸려있다.


그날, 막내 시누가 놀러 왔다. 그리고 아이들의 그림을 보았다.

“어머, 언니! 넘 잘 그리셨어요? 우리 애도 그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렇게 처음 누군가로 향하는 그림선물을 그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