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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 Oct 05. 2024

내가 예뻐진 이유

 식을 한달 앞둔 요즘 살이 빠졌다,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있다. 한두명에게 립서비스로 듣더라도 좋은 말인데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자 진짜 그런가 싶고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게 됐다. 실제로 몸무게가 줄기도 했고, 눈바디 상으로도 살이 좀 빠진 건 맞지만 그래봤자 1~2kg 차이다. 이갈이 때매 맞은 보톡스 때문에 턱이 갸름해져 그런가 싶어 이실직고를 하면 단순히 그거 뿐이 아니라고 비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흠, 나도 궁금하다. 그걸 알아야 예쁘단말을 계속 들을텐데. 생각해본 몇가지 가정이 있다.

 1. 운동 - 주5일 수영의 효과

 수영을 한지 벌써 다섯달째에 접어들었다. 수영을 하면서 주 2~3회를 꼬박 가던 헬스를 주1회 간당간당 가고 있으니 운동 효과라면 수영이 그 원인일 확률이 높다. 다만 한달전쯤 보고 어제 만난 옛팀장님이 한달 사이 왜이렇게 예뻐졌냐며 신부태가 난다고 이야기한걸보니 근 한달 사이에 뭔가 변화가 일어난걸텐데 갑자기? 란 생각이 들긴한다. 하긴 '갑자기' 보단 '드디어' 혹은 '이제서야' 효과가 발현된걸지도 모른다.

2. 시술 - 피부과 색소, 혈관 레이저(토닝, 브이빔)

 피부관리에 꽤 공을 들이고 있다. 서른줄에 들어서기도 했고, 결혼도 있으니 겸사겸사 지난 4월부터 피부과를 다녔다. 잡다한 잡티 및 톤정리를 위해 토닝시술을 받으려했는데 상담중 혈관 레이저를 같이 받으면 좋겠다 하여 두 레이저를 10회씩 끊었다. 2주텀으로 받는 레이저라 9월초가 되서야 10회 레이저 시술이 끝났다. 토닝만 좀 더 받으시면 좋을것같단 이야기에 현재 토닝 10회를 추가해 받는중이다. 최초 10회 시술을 끝내고도 새로생긴 잡티 등이 신경쓰여 만족도가 그닥 높지 않았는데 상담실장이  토닝은 느리지만 확실한 시술이라며 10회만 추가해보라며 권했다. 그녀의 말처럼 11회차가 되어서야 가시성이 뚜렷한 시술이었나 싶기도 하다.

3. 관리 - 피부관리실 경락마사지

 경락마사지를 7회쯤 받았다. 등과 어깨, 목, 얼굴을 만져주시는데 대칭이 좀 맞춰지는것같기도 하다. 대칭과 균형은 미학의 기본인데 그것도 도움이 될수도 있겠다.

4. 관리 - 한의원 추나

 허리가 안좋은 엄마가 다니는 한의원에 한번 따라갔다가 허리디스크 및 거북목 진단을 받았다. 학창시절부터 허리가 안좋았고 바지선이 항상 돌아가는 편이었다. 엑스레이를 찍으니 척추가 두번 트위스트 되어있는 아주 나쁜 케이스라고 혼이 났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추나를 20번만 받으면 몽둥이로 허리를 두드려패도 괜찮을만큼 허리가 건강해질꺼라고 하셨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한 8회차쯤 받고나서 오랜만에 헬스장에 갔는데 항상 돌아가있던 레깅스가 제자리였다. 우연일까 싶었는데 그 이후에도 더이상 레깅스가 돌아가지 않는걸보니 추나는 확실히 효과가 있나보다.

5. 시술 -  피부과 스킨보톡스

 최근 한달사이의 특별 이벤트를 찾는다면 스킨보톡스다. 탁월한 의사쌤은 측두근 보톡스 대신 스킨보톡스를 권했다. 맞을때 눈물이 좀 고이긴 했지만 효과는 분명했다. 그 주 주말 나간 약속에 평소처럼 썬크림만 발랐을 뿐인데 '저녁에 어디가?신경써서 화장했네?'란 이야기를 들었다.

6. 생활습관 - 약국 추천 유산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며 약사가 권한 그 비싼 유산균이 도움이 됐을까 싶기도 하다. 넉달치에 8만원이었던 유산균을 계속 먹어야하나 했었는데 시기로 따지면 몸무게가 빠진 시기와 유산균을 먹은 시기가 비슷하다. 이 이야기는 J와 지인들에게 모두 '말도 안돼, 유산균은 나도 먹는다, 그 정도면 비싼축에도 못든다, 정말 그렇다면 다이어트계의 혁명이다' 등의 반응을 사긴 했지만 여전히 내 추론속에선 유효한 안 중 하나이다.

7. 생활습관 - 집밥 식단

 원래도 배달음식을 잘 안먹는 편이었지만 회사를 쉬며 집에서 밥을 해먹는 횟수가 절대적으로 늘었다. 약속이 있지 않는 이상 간단히 요리를 해서 먹는다. 집에서 요리를 해먹으면 먹는 것들에 대해 통제력이 높아진다. 음식 뿐 아니라 한단계 더 내려간 재료나 양념에 대해서도 정보를 알 수 있다. 먹는 것이 곧 나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8. 생활습관 - 충분한 잠과 틈틈히 스트레칭

 원래도 잘자는 편이었지만 아침여유가 있다보니 잠자는 시간이 확실히 확보된다. 그리고 대학시절부터 요가를 꽤 오래 해왔다. 전문적이라고 할순 없지만 스트레칭의 개운함을 알고 있고 아침저녁 틈틈히 스트레칭을 한다.

9. 기타 - 적은 스트레스

  구직활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긴하지만 회사생활보단 스트레스가 덜 한 것 같기도 하다. 소득 없음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온전히 내 것인 시간에 대한 만족도가 조금 더 큰 편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환경을 만든 8년 동안 열심히 저축한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10. 기타 - J의 사랑

 J는 항상 이야기한다. 나 만나고 많이 예뻐졌다. 웃어버리고 말지만 부정하긴 어려운 이야기다. 사랑받는 사람에게는 그 태가 나는 법이다.

 저 예뻐졌데요! 자랑보단 진짜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적어보기 시작한 글이다. 그런데 적다보니 예뻐지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몸과 마음에 좋은 것들을 풍족히 하고 살고 있구나 싶다. 비용이 꽤 드는 몇가지는 지금 끊어놓은 티켓이 끝나면 그만 하게 될거다. 스킨보톡스 같은 것들도 시한이 한정된 부스터다. 하지만 그 외에는 나의 의지로 큰 부담없이 유지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름다워지는건 좋은 일이다. 이건 외모지상주의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예뻐지면 자존감이 올라가고 당당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추구미'라는 말이 유행인데 나의 추구미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아름다움'이다. 이런 노력과 의지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나를 꿈꾼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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