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과신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운전 실력이 어느 정도라는 설문조사를 해보면 운전자 대부분은 자신의 운전 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응답한다. 통계적으로는 평균 이상은 절반을 넘을 수 없다. 사람들이 자신의 운전 실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위험한 상황에서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보인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나 시험공부에 소요되는 시간을 너무 작게 잡는 경향이 있다. 실제 프로젝트나 시험준비를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나 위험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위험들은 소요시간을 더 오래 걸리게 한다. 3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주일에도 못끝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기과신(Overconfidence)은 위험을 저평가하게 된다.
주식 투자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많은 개인 투자자가 자신이 주식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남들보다 더 나은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정보력을 과신하여 잦은 거래를 한다. 그 결과 거래 비용이 증가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낮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개인 투자자의 높은 매매회전율이 과연 합리적인가? 만약 높은 매매회전율에도 수익을 낸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본인이 가진 정보에 기반해 투자한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손해를 본다. 자신의 능력이나 정보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1999년 오딘(Odean)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너무 많이 하는 경향이 있으며, 거래가 많을수록 투자성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보였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자기과신을 제시했다. 오딘은 투자자들이 자신이 가진 정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매매한다고 보았다. 만약 자신이 가진 정보가 정확하다면 매수한 종목이 더 올라야 한다. 그러나 계좌의 투자내역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이 매도한 종목이 이후 더 많이 올랐다. 매도대금으로 다시 매수한 종목은 평균적으로 매도한 종목보다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팔지않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투자성과는 더 좋았을 것이다. 이는 개인의 정보가 정확하기 보다는 투자자들의 자기과신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증명한다.
단타나 잦은 매매가 투자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개인 투자자의 매매회전율은 상당히 높다.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높은 매매회전율을 전통경제학의 합리적 개인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자기과신은 잦은 매매를 설명하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