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서평] 재미있는 책의 발견
좋은 책으로 꼽는 기준 세 가지가 있습니다.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두 가지 경우는 재미있거나 시험에 나오거나 아닐지요. 나머지는 의리나 정으로 예의상 귀 기울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물며 시간을 쪼개 읽어야 하는 책에 '재미'라는 요소가 없다면 매력을 느끼기 어렵겠지요. 이 책은 제목부터 재미를 발견한다 외치고 있었고 작가 스스로 본인의 글에 자신이 있음을 어필하여 호감도가 상승했지요. 주된 내용이 콘텐츠 등에서 '특이, 전의, 격변'을 통해 대중이 어떻게 재미를 느끼는가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단 자체가 '재미'로 가득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들의 예시들로 깨알 같은 잔재미를 채워 넣었고요.
어려운 내용을 어려운 말로 쓰는 일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것일수록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야 말로 진정한 능력이지요. 작가의 뒷배경에는 실로 방대한 전문성과 지식, 경험이 축적되어 있음이 느껴집니다. 명료하고 체계적으로 글을 풀어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죠. 수년에 걸쳐 공들인 책이란 것에 수긍이 가기도 하거니와 기자로 일한 덕분인지 캐치 포인트가 능수능란합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스펙이나 유명세에 힘입어 자기만족으로 글을 쓴다거나 편집장의 능력을 빌어 세상에 책을 내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지요. 책을 들춰보면 말도 못 하게 성의가 없어요. 글보다 여백이 많은 책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죠. 글을 즐기는 사람들은 할 말이 무지 많은 사람들이어야 해요. 무수히 많은 할 말을 줄이고 축약하여 완성도 높은 책을 내고자 해도 모자랄 판에 조촐한 생각과 가치관에 이것저것 부속품을 끼워 넣어 편집과 마케팅의 능력에 힘입은 무성의한 책들이 인기를 얻을 땐 비릿한 심정마저 듭니다. '재미의 발견'에서는 성의 또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해박한 지식과 하고자 하는 말을 살뜰하게 요약하여 여백보다 글이 많도록 채워 넣으셨더군요. 작가의 헌신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