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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미 Jul 28. 2021

재미의 발견

내돈내산 서평] 재미있는 책의 발견

출간한 사람들이 깨닫는 한 가지가 있어요.

'베스트셀러는 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


좋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아니고, 마케팅과 홍보에 성공한 책이 베스트셀러로 거듭날 때가 많은데 특히나 심리 마케팅을 잘 활용한 케이스가 큰 효과를 보게 되지요. 독자층은 무한정 늘어날 수 없어요. 독서와 담쌓은 사람들의 높은 장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거든요. 새로운 독자층의 발생은 어려운 일이기에 기존 독자층의 심리를 잘 파악한 마케팅이 성공으로 이어지지요.


독서에도 상당 부분 허세가 관여를 합니다. 독자들은 은연중에 지성인으로 보이길 원하고 대세의 흐름에 속해 있는 모습이길 원하죠. 그 심리를 이용해 '이 책이 요즘 뜨고 있어! 유명한 사람이 썼다고! 유행이라고! 이 어려워 보이는 책을 들고 있으면 넌 똑똑해 보일 거야!' 이런 심리 마케팅을 통해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베스트셀러 리스트 중에 진짜 좋은 책과 마케팅에 성공한 책을 가려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출간을 해보고 나서야 왜 내가 읽었던 절반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속으로는 별로였는지를 깨닫게 되었죠. 문해력이 부족해서도 유행에 뒤쳐져서도 취향이 독특해서도 아니었죠. 만들어낸 마케팅에 휩쓸려 '진짜 좋아하고 원하는 리스트'를 놓치고 있었던 겁니다. 맛집이라 해서 가봤더니 조미료 맛만 나더라는 경험처럼 말이죠.


글을 쓰고 개고를 하다 보면 활자 과식을 하게 됩니다. 완벽하게 고치겠다고 반복해서 많이 읽고 재차 쓰다 보면 나중엔 내 글이 꼴도 보기 싫어질 정도가 되지요. 그럴 때 가장 리프레쉬가 되는 일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거예요. '나만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만들어가는 일이지요. 현재 뜨는 책들 중에 높은 안목으로 접근해 선정을 해도 좋겠고 사금을 찾아내는 심정으로 체에 걸러지는 흙 속에서 반짝이는 진짜배기를 건지는 일도 좋겠지요.


최근 비록 친분을 쌓지는 않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작가분들이 계시는데 신선한 에너지를 받은 감사함에 이들 중에 숨은 베스트셀러가 있으려나 그들의 책을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대망의 첫 발견한 사금은 김승일 작가님의 '재미의 발견'입니다.  


좋은 책으로 꼽는 기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재미있어야 한다.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두 가지 경우는 재미있거나 시험에 나오거나 아닐지요. 나머지는 의리나 정으로 예의상 귀 기울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물며 시간을 쪼개 읽어야 하는 책에 '재미'라는 요소가 없다면 매력을 느끼기 어렵겠지요. 이 책은 제목부터 재미를 발견한다 외치고 있었고 작가 스스로 본인의 글에 자신이 있음을 어필하여 호감도가 상승했지요. 주된 내용이 콘텐츠 등에서 '특이, 전의, 격변'을 통해 대중이 어떻게 재미를 느끼는가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단 자체가 '재미'로 가득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들의 예시들로 깨알 같은 잔재미를 채워 넣었고요.


둘째, 쉬워야 한다.

어려운 내용을 어려운 말로 쓰는 일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것일수록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야 말로 진정한 능력이지요. 작가의 뒷배경에는 실로 방대한 전문성과 지식, 경험이 축적되어 있음이 느껴집니다. 명료하고 체계적으로 글을 풀어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죠. 수년에 걸쳐 공들인 책이란 것에 수긍이 가기도 하거니와 기자로 일한 덕분인지 캐치 포인트가 능수능란합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셋째, 성의 있어야 한다.

스펙이나 유명세에 힘입어 자기만족으로 글을 쓴다거나 편집장의 능력을 빌어 세상에 책을 내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지요. 책을 들춰보면 말도 못 하게 성의가 없어요. 글보다 여백이 많은 책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죠. 글을 즐기는 사람들은 할 말이 무지 많은 사람들이어야 해요. 무수히 많은 할 말을 줄이고 축약하여 완성도 높은 책을 내고자 해도 모자랄 판에 조촐한 생각과 가치관에 이것저것 부속품을 끼워 넣어 편집과 마케팅의 능력에 힘입은 무성의한 책들이 인기를 얻을 땐 비릿한 심정마저 듭니다. '재미의 발견'에서는 성의 또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해박한 지식과 하고자 하는 말을 살뜰하게 요약하여 여백보다 글이 많도록 채워 넣으셨더군요. 작가의 헌신이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내돈내산으로 책을 살 때 시간과 상황에 쫓겨 미처 들춰보지 못하고 촉에 의존하여 온라인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면 내심 돈 아까울까봐 걱정이 들거든요. 운 좋게도 작가와 저의 취향과 코드가 일치하기도 했고 '글을 쓰는 맛'을 아는 분의 책이라 몰입도가 아주 좋았습니다. 문체 또한 간결하면서 흐름을 놓치지 않았고 주제를 잃는 경우도 없었고요. 이른 아침 배달 온 책의 분량이 거의 400페이지로 적지 않은 분량이었음에도 작가를 칭찬하고 싶을 만큼 꽉 차면서도 재미를 발견해주는 내용과 마주하여 점심 먹기 전 완독을 끝냈네요. 즐거운 논문 한 편을 읽은 기분입니다. 이런 좋은 책이 인정받는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재미의발견 #김승일작가 #행복우물 #내돈내산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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