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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미 Sep 14. 2021

천사를 보았다

[미출간본] 웃기고 진지한 자존갑입니다만

한국 나이 70이 가까운 미국인 니콜스 씨 부부는 32년 전부터 차례로 네 명의 한국 아이들을 입양했는데 아이들은 모두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더 놀라운 것은 그들 부부 역시 시각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이었어요.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그 가족의 모습을 본 전 협소하게 움켜쥔 마음으로 딱하다는 생각만이 겨를 없었는데 어느덧 그들이 말하는 사랑에 넘치는 눈물을 감당키 힘들어졌지요.      


부부는 아기를 가질 수 없어 입양을 신청했는데 시각 장애를 이유로 수차례 거절을 당했다고 해요. 포기하던 중 모두에게 버림받은 아이 ‘킴’을 당당하게 키워낸 성공을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을 입양할 수 있게 되었죠. 심지어 막내딸 새라는 시각장애뿐 아니라 자폐증세가 있어 스물다섯이 넘도록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 두 살 지능의 아가씨였는데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여지없이 사랑으로 키워내고 있었어요.


전혀 가능할 것이 없어보였지만 니콜스 씨는 40년 넘게 사회보장국 공무원으로 일하며 빠듯하게 번 돈으로 몇 차례에 걸친 수술을 통해 두 아들의 시력을 되찾아주기도 하셨고, 곱게 길러낸 첫째 딸 엘렌은 평생 눈이 되어줄 멋진 남자를 만나 결혼할 수 있도록 든든한 부모의 역할을 다하셨어요. 다 큰 막내딸 세라의 기저귀를 갈면서도 여전히 행복하다며 딸에게 귀엽다 말을 아끼지 않는 그분들은 자식이 살아갈 세상에 날개를 달아준 능력 넘치는 부모이자 손자 바보, 딸 바보를 자처하는 팔불출 부모로 살고 계심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는 “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믿고, 언제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눈이 보여도 시원찮을 남의 나라 아이들—킴, 마크, 엘렌, 새라—를 키우며 단지 Mommy, Daddy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들은 천사가 분명했어요. 나쁜 것들을 못 보는 특권을 가지고 이 땅에 잠시 내려와 천사들을 도맡아 키우는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있는 천사가 확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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