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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Dec 31. 2020

포스트코로나는 다시 컨택트!

컨택트, 경험의 힘은 영원하다.

 2020년은 정말 끔찍한 한 해였습니다. 하늘의 모든 것이 멈추었고, 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좀처럼 나가질 않으려했고, 덕분에 소비는 침체되어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 학교를 가지 못했고,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얼마전 생활고를 버티지 못한 승무원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소비는 줄어들고, 고용도 침체되고, 이를 살리기위해 시작된 미국발 양적완화의 여파로 주식, 부동산, 코인등 모든 대체 자산들의 가치가 급상승하며 인플레가 발생하였습니다.


 코로나에 걸려 죽은 사람도, 죽은 이의 가족도,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도, 불안속에 자가격리를 이어나가야했던 사람들 모두가 힘들었지만, 경제적인 피해를 맞이한 사람들의 규모까지 생각한다면 유례없는 전쟁같았던 한해가 지나가고 있는 것 입니다.


위 이미지는 이 글과 전혀 관계없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서점의 매대 한쪽에서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의 미래 시나리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언택트'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여 많은 사람들이 밀키트, 컨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O2O 서비스들의 약진을 말하고 있죠. 


 사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말한 것처럼 코로나가 이런 언택트 시대를 생각보다 빨리 앞당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것도 사실이죠. 그러나, 저는 2021년의 포스트 코로나, 혹자는 AC(After Corona)라고도 부르는데,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다시 BC(Before Corona)로 갈 것이라고 믿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생각에는 사용자 경험 UX(User eXperience)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 영화산업


 올 한해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대호황이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알만큼 모두 집콕하며 넷플릭스를 틀고 영화, 드라마를 보는게 익숙해졌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경험자체를 급속도로 확산시켰다는 데에서 5년 걸려서 모을 사용자를 코로나로 단 몇개월만에 모았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죠. 그리고 어떠셨나요? 모두들 넷플릭스 증후군이라고 불릴만큼 무얼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컨텐츠를 찾다 찾다 지치기도 자주했었고, 새로 런칭한다는 컨텐츠에 몰려갔다가 실망한 경험이 많으셨을 겁니다. 


 넷플릭스에 익숙해지면서 더이상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넷플릭스가 영화관을 대체하지 못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은 넷플릭스를 볼수록 느꼈습니다. 바로, 우리가 영화를 보러갈 때의 경험때문입니다.


 영화라는 것은 영화를 보는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얻어질 다양한 경험을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북적북적한 사람들 속에서 설렘을 안고 맛있는 팝콘을 고르고 음료를 주문하고, 커다란 스크린을 마주하고 함께 간 사람과 앉아서 광고를 보고 웃고, 상영시간 내내 집중해서 몰입되고, 영화를 마치고는 나오면서 영화관이 입점된 쇼핑몰, 음식점을 돌고 나오죠.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이와 같이 매우 복합적이고, 다양한 감정과 기분이 섞이는 경험입니다. 터치 한 번에 쉽게 접속하여 빠른 배속으로 올리고, 스크롤로 중요한 장면만 건너뛰면 볼 수 있다면 영화라는 산업은 매우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용자 관점에서 영화 산업은 다시 BC의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 공연업


 공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TV나 유튜브를 통해서 가수들의 노래부르는 장면을 보곤 합니다. 특히 2020년 올해에는 많은 가수들이 언택트 콘서트라고 하여 텅빈 객석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올해 공연 예술업계는 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제한된 인원을 객석에 받아 좀 처럼 보기 힘든 귀한 공연을 보여주던 아티스트들은 그 인원마저도 더이상 객석에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관객이 오지 못하는 객석앞에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공연의 힘은 관객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는 이유는 3가지입니다. 대규모 음향시설을 갖춘곳에서 라이브 음악을 듣고 싶기 때문이고, 아티스트를 자신들의 눈으로 목격하고 싶기 때문이며 관객과 호흡하는 아티스트의 희열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상상해보세요. 싸이가 아무도 없는 관객석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는데, 관객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데 싸이콘서트라고해서 TV나 스트리밍서비스로 즐길 수 있을까요? 역시나 사용자가 경험을 해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공연업도 이런 이유로 AC가 BC로 기대되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3. 여행산업


 포스트 코로나에 누가 뭐라해도 여행산업은 가장 빠르게 원상복구될 산업입니다. 올한해 전세계 비행기가 올스톱했죠. 국가간 교류가 이렇게 끊긴 것도 처음있는 일입니다. 2019년 경제보복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의 여파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사람들은 블라디보스톡, 중국 도시, 동남아 도시로의 분산된 것이 확연에 눈에 띈적이 있었죠.


 여행 역시 경험의 산업입니다. 한번 여행의 맛을 보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욕구를 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르면 다른 곳으로 퍼지는, 풍선효과가 확실한 산업이죠. 해외여행이 단절되자, 국내여행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인터넷에서는 방구석 여행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가는게 아니라, 여행사진을 배경으로 자신의 사진을 합성하는 것이었는데요. 결국 이런 챌린지가 생겨난 것도 사람들의 인식속에 여행지들의 풍경, 분위기등을 익숙하게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여행 다니는 사람들의 SNS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레파토리가 '작년 이맘때는 어디에 있었는데, 올해는 못가서 아쉽고, 내년에는 꼭 가고싶다'라는것입니다. 한번 낯선 도시에서의 짧은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맛을 알기에 끊을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일본 상공까지 다녀오는 항공권이 완판되었을까요. 여행이라는 것은 해당 지역에 방문할 때만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여행을 떠나기위해 계획하고, 공항으로 떠나는 길, 공항에서 면세점을 지나 항공편을 기다리고,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는 모든 순간이 여행의 설렘과정이죠. 이런 사용자 경험이 강한 산업이라면 AC역시 BC로 돌아갈수밖에 없겠죠.



4. 요식업


 마지막으로 요식업입니다. 올해 전국의 가정에서 부부싸움이 많았다고 하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주부들이 집에있는 가족들의 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점심은 급식으로 해결되던 아이들과 본인들의 밥까지 가정의 몫으로 돌아오니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죠. 


 그래서 올한해 배달회사, 밀키트회사들이 대호황을 맞이했습니다. 다들 시켜먹는 것에 익숙해지며 배달의 민족을 비롯해 쿠팡이츠, 요기요의 약진도 볼만햇죠. 뿐만아니라 식품기업들중에서도 반조리식품들도 많이 나와서 주부들의 짐을 덜어주긴 했습니다. 



 그러나 배달과 밀키트도 물리고, 부담이되죠. 가격도 더 비쌉니다. 설거지, 쓰레기 처리 문제도 심각하고요. 집에서 삼시세끼를 다먹는 것이 고역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외식물가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동과 임대료가 녹아져 들어간, 조리와 설거지의 수고료가 줄어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댓가에 대해 사람들은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생겼습니다. 또한 하동관에서 먹은 든든한 곰탕의 맛도, 벽제갈비에서 먹은 달콤짭짤한 갈비의 맛도 사람들의 혀와 뇌의 기억속에 남아있는데, 이를 집에서는 대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식당을 들어가려고 해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식당을 구태여 가고 있습니다. 맛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적은 '내가 아는 그 맛'입니다. 그 맛의 기억을, 맛나게 먹던 경험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식업 역시 다시 AC에는 BC로 돌아갈 것입니다.


 언택트 바람이 불었으며, 언택트의 수혜를 입고 언택트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경험은 무시못할 큰 힘입니다. 사람은 관계의 동물이고,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더 가까워지고 발전하게 됩니다. 


 컨택트산업이 힘들었던 2020년, 포스트 코로나에는 더 힘들어질 관측을 하는 수많은 비관적인 전문가들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언급했던 컨택트산업에 걸려있는 수많은 자영업자와 일자리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컨택트의 힘을 믿고 응원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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