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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Dec 01. 2020

롯데마트 사과문 다시쓰기

사진 한장이 말하는 기업의 CSR

 코로나 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꾸준히 보는 편이어서 롯데시네마를 방문하면 등장하는 기업광고가 있습니다. 이제 거의 1년을 익숙하게 들어서인지, 귓속에서도 맴도는 것이 '함께가는 친구, 롯데'입니다.



 기업이 CSR을 한다는 것은 많은 돈을 들여서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며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매우 오랫동안 지속적이어야하고 생각보다 쉽게 반응이 나오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기업광고와 CSR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사업이라는 것이 단순 제품 서비스의 품질만으로 어필되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롯데는 다양한 논란 속에서도 사업외적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해왔지만, 이런 노력은 단하나의 치명적인 사건으로 모두 물거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퍼피워크(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인도하기전 교육하는 과정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실습하며 같이 교육훈련하는 과정)도중 마트에서 쫓겨났고, 쫓겨나는 과정에서 여러사람들에 둘러싸여 매니저에게 힐난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은 이거 커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친환경, 동물/아동 탈확대, 다양성존중, 인종차별 금지등 세상이 더더욱 탈관념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을 마트에서 내쫓는다는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아니어도 매장입장이 가능한 시대를 열었던 신세계 스타필드를 비교해보면, 롯데마트의 대응은 상식이하, 시대착오적임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올라간 일요일 저녁, 빠른 조회수와 버즈를 일으켰고 인스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많은이들이 분노하며 롯데마트 인스타계정을 태그하고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만하루가 다 지날즈음 롯데마트에서 아래와 같은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사과문 전문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 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 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하고, 긴급 전사 공유를 통해 동일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금번 사례를 교훈 삼아 더욱 고객을 생각하는 롯데마트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사과문을 쓰고도 욕먹는 또하나의 사례가 되었는데요. 그냥 사과문만 보면, 빨리 이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궁서체를 쓰고 롯데마트 임직원 일동이라고 쓰면 진지하고 엄숙한게 아니라 꾸준히 말해왔던 사과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에스티로더와 달리 이번 사건은 소수의 피해자가 명확하게 지정되어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잘못을 인정한다는 메세지와 동시에 본인들이 어떤 사과를 실질로 했는지 표현했어야합니다. 사실 화난 대중은 자신에게 사과하라는 것이아니라, 안내견과 동반인에 대한 사과를 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에서 피해자들에게 가서 어떻게 사과하고, 어떤 방식을 통해 사과에 대한 표현을 하였는지 보여주었다면 더 쉽게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빌어 사과를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보여주었다면 더 사태는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또,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롯데마트가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매뉴얼이 부족했는지 등 시스템적으로 보완해나가야할 부분을 공개하고 바꾸겠다고 했어야 맞습니다. 


그러나,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인식명확히, 긴급전사공유 등 당장 이 사건만 모면하기 위해 쓰는 표현들로 보이는 것이 아쉽습니다. 더좋은 사과문이려면, 퍼피워커를 비롯해 이동권 보장이 어려운 고객에 대해 평소 인식이 부족했던 점을 시인하고, 매뉴얼의 수정을 통해 이외에도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쉽게 사과문을 쓰고, 쉽게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회사의 홍보팀과 실무자들이겠지만, 앞서 설명했든 기업의 이미지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듯이 잘못도 쉽게 잊혀지기 어려운 법입니다. 가수 전효성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개선하는과정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참고했다면 이런 성급한 사과문, 미숙한 대처는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아쉽습니다.


 함께가는 친구, 롯데가 되려면 기업의 규모를 키우기 전에 인식개선 교육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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