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망해줘서

나의 아저씨 명대사로 정주행하기 [5화]

by 글쓰는 워커비

#1


동훈은 전날의 과음에 괴로워하며, 자신의 오랜 절친 겸덕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과음을 했음에도 출근을 해야하는 자신의 처지와 달리 산에서 한적한 하루를 보내는 스님인 친구의 처지가 부럽습니다.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출근하고 있는 동훈에게 겸덕은 답장합니다.


네 몸은 기껏해야 백 이십근
천근만근인 것은, 네 마음


백이십근.png


사실 회사를 가기 싫고, 지겨운 마음이 나를 무겁게 만드는 것이지, 만약 하루하루 회사를 가는 일이 마냥 즐겁다면 몸이 무겁다고 느낄일도 없겠죠. 깨달음을 얻은 겸덕이 오랜친구에게 해준 말은 회사를 나가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좋은 말인것 같네요



#2


지안은 할머니를 데리고 달을 보러가다가 동훈을 마주칩니다. 쇼핑카트에 할머니를 태웠던 지안은 동훈과 함께 게단에서 할머니를 나릅니다. 달을 보면서 자신을 옮겨줬던 남자에 대해 물으며, 할머니는 좋은 사람같다고 지안에게 말해줍니다.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되기 쉬워


잘사는사람들은 좋은사람되기 쉬워.png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여유있음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안의 눈에 비친 동훈은 잘사는 사람이죠. 부인은 변호사고, 본인은 대기업 부장이며 곧 상무승진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의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이 되기 쉽다는 생각을 하는 지안의 모습입니다.


#3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느낀 동훈은 다용도실에서 지안에게 이름의 뜻풀이가 어떻게 되는지 묻습니다.


이를 지, 편안할 안


이름잘지었다.png


이름에서부터 편안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역설적이게도 단 하루 한 순간도 편안하게 보낼 수 없는 지안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름의 뜻풀이를 듣고 착잡해진 동훈의 모습입니다,


#4


지안은 자신의 일처리에 대해 타박하는 도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습니다. 다그침을 듣고난 후 되묻습니다. 왜 하필 유부녀와 바람이 난 것인지. 왜 그렇게 위험한 선택을 한 것인지 묻습니다.


모르나본데, 남자들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여자가 유부녀야


안전한게 유부녀야.png


도준영의 말은 본심을 드러냅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닌, 계산된 관계의 결과라는 것을요. 결혼하자고 매달리지않고 쉽게 관계를 가지고 언제든 홀연히 떠나보낼 수 있는 유부녀라는 위치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선배를 배신하고, 선배의 부인과 바람이 난 도준영에게 윤희는 더이상 따뜻한, 이루어질 수 없는 아련한 사랑은 아닙니다.



#5


5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씬입니다. 최유라는 한때 잘나가던 감독인 기훈과의 작품이후로 기훈도 내리막길이고, 자신도 내리막길의 배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독을 원망하기도 하고, 술에 의지하여 하루를 보내기도 하지만, 괴로움을 떨쳐낼 수 없었죠. 그리고 어느날 자신의 빌라를 청소하러 온 기훈의 모습에 말합니다.


고마워요 망해줘서


고마워요 망해줘서.png


세간의 시선은 잘나가던 감독이 자신과 작품을 한 이후로 미끄러지자, 배우의 연기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리고 유라의 시선에서 기훈이 감독일을 그만두고 빌라 청소를 하고 있자 자신의 연기 문제가 아닌 감독의 디렉팅 문제였음이라고 생각하고 안도합니다. 질투, 시기가 아닌, 상대방의 실패가 자신을 구원해주었다는 안도감에 내뱉은 본심. 어쩌면 5화는 모든 이의 본심을 너무나도 쉽게 내놓으며 가장 민감한 부분을 가볍게 다루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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