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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Jun 27. 2020

지겨운 스토리 텔링, 결부터 던져라!

Answer First, 요지만 말하기(1)

 회사에서, 사무실에서 가장 쉽게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 특히나 바쁜현대인, 주52시간 근무체제로 들어오면서 민폐가 되는 행동은 무엇일까. 상대방의 바쁜시간을 뺏어가며 지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나의 경험과 실수를 통해 겪었던 Answer First Communication 실패 사례를 공유해보면서 슬기로운 회사생활을 만드는 지혜를 넓혀보자. 


#1. 끝나지 않는 지겨운 스토리 텔링, 결부터 던져라!(Feat. 모두에게)


- 비단 회사에서만 겪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모임 대화에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똑같은 이야기를 30초만에 끝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10분내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10분의 이야기를 하는동안 누군가의 이야기는 몰입되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는 시작 1분만에 지겨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의 차이는 이야기를 기승전결 구성을 생각하고 말하느냐, 그리고 이야기의 경중에 대한 판단을 하고 말하느냐가 성패를 결정한다. 


Case1) 지난 주말 아이가 너무 아파서 주말에 한숨도 못 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 지겹게 이야기하는 사람 : "내가 지난 주말에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애가 안보이는거야. 그래서 일단 물을 마시고, 집을 돌아다니다가 얘를 발견했는데 좀 이상해. 알지? 보통 우리 애들 키우다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 그래서 너 왜그래? 하고 물으니까 별로 말이 없는거야. 그래서 다시 집청소하고 빨래하고 있다가 점심 차린다고 국 끓이고 있었거든 근데 얘가 엄마 나 배아파~ 하는거야. 그래서 난 또 얘가 꾀병부리나 했지? 그래서.."


-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 : "아니, 나 지난 주말에 거의 4시간도 못잤잖아 ㅜㅜ 아니 갑자기 애가 급성 맹장염이라고 해서 그 새벽에 응급실 찾고 난리도 아니었어 ㅜㅜ 안그래도 남편도 출장가고 없었는데 애까지 아파버리니까 죽겠더라. "


 ☞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가? 지겹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5문장을 넘기는 동안 자신이 주말에 아이가 아프거나, 주말에 한숨도 못잤다는 이야기 근처도 가질 못했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습관을 가졌기 때문인데, 보통 이러면 같은 환경에서 동일한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결코 공감되기 어렵다. 그래서 쉽게 몰입되기가 힘든 것이다.


 반면,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기승전결로 치면 결부터 앞으로 끌어와 화두를 던지고 시작한다. 문장의 중간중간에 상대방이 리액션할 수 있는 텀을 주고, 반응할만한 말로 끊어서 던진다. 가장 처음 가져온 주말에 거의 4시간도 못잤다고 하는 이야기는 주말에 한숨도 못잤다는 이야기보다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이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왜 주말 48시간동안 4시간밖에 잘수 없었는지, 어떤 큰일이 일어난건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좀 더 세세하게 뜯어보자, 노잼 토커의 대화 패턴은 매번 자기 중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느낀 감정을 타인도 느꼈을거라 착각하고 던지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청자가 애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애가 안보이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TMT 형님은 그 재미있는 소재로 재미없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자신의 대화 패턴에 문제를 느끼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를 늘려버리는 경향이 있다. 스토리텔링은 압축이 핵심이다. 짧은 시간안에 내가 겪은 경험을 압축하여 전달하는데에 핵심이 있는데, 아이에게 '너 왜 그래?'라고 묻는 과정은 영화와 같은 몰입감 높은 스토리텔링 컨텐츠에서나 먹힐법한 이야기다. 


 그런데 거기다 아이의 반응이 시큰둥 했다고 다시 집청소를 했던 이야기를 하게 되면 청자입장에서는 '대체 이사람이 오늘 이 대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나의 소중한 시간을 붙잡고 있는걸까' 짜증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유튜브 영상 편집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는데, 대화에서의 공백과 평이한 상황은 시청자 이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그래서 컷편집을 통해 대화공백과, 굳이 하지 않아도 이야기 전개에 무리없는 말들을 잘라내는것부터 시작한다. 일상 대화에서도 이런 컷편집이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은 기본적으로 내게 관심이 없다.


 다시 유잼 토커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유잼 토커의 이야기는 이미 첫 두문장에서 할 얘기는 다했다. 그렇기에 이 대화의 공을 상대방으로 넘겼다는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대화는 화자만 던지는게 아니라 화자와 청자가 끊임없이 서로 핑퐁을 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본인이 4시간도 못잤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왜 4시간 밖에 못잤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리액션을 받을 기회가 생기고, 급성맹장염이라는 뚜렷한 질병명을 말하면서 사안의 경중을 쉽게 상대방이 파악하고, 상상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새벽에 응급실을 찾았다는 상황, 남편이 출장중이라서 더 대처가 어려웠다는 것까지 좀처럼 상황이 특별하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다. 


 대화를 미리 계획세워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충 돌아가는 판을 짜는 건 나이먹으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4시간도 못잤다 : 무슨일 때문에 4시간도 못잤어?
급성맹장염 : 아니 애가 아픈데 고생했겠다 or 그거 큰 병은 아니야?
새벽에 응급실 : 그래서 어떻게 형부랑 둘이 깨워서 간거야? or 응급실 찾기 힘들었을텐데 고생했겠다
남편이 출장중 : 진짜 엄마 혼자서 고생했겠다 or 오늘도 일찍 퇴근해봐야하는거아니야?


내가 이런 대화를 던지면 어떤 응답이 나오겠거니 감이 잡혀야 핑퐁대화가 가능해지는것이다.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것은 소재, 플로우, 화자 3박자가 맞아야하며, 여기에 청자까지 훌륭한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청자탓을 하며 자신의 몰입감 떨어지는 화법을 모른체한다면 더이상 대화를 하고싶어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플로우 구성, 여기에 답이 있다.


 Answer First 시작은 가볍게 사적인 이야기를 할 때를 사례로 들어 풀어봤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2, 3편에서는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왜 항상 주니어에게는 지루하게 들리는지, 주니어들의 업무이야기는 시니어에게 왜 그리 답답하게 들리는지 다뤄보도록하겠습니다. 



다음에 할 얘기


#2. 장황한 그림을 그리는 김 화백, 줄기를 세우고 가지를 쳐라! ( Feat. 시니어)


#3. 내가 얼마나 이 일을 힘들게 해냈는지 아세요? 지금은 요점만, 나중에 썰로 풀어라!(Feat.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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