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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핀트 Aug 25. 2021

“우아하게 살고 싶어요”

브랜드 디자이너 최은혜의 금융&라이프 밸런스

“첫 직장 생활 도중 알게 됐어요. ‘나는 한 분야만 디자인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잡지도 만들고 F&B 브랜드도 운영하는 회사에 무작정 지원했어요. ‘저 이런 디자이너인데, 혹시 티오가 있나요?’라고요.”


모션 그래픽 회사에서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를 거쳐 IT 기업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최은혜 님은 자신을 ‘취미 수집가’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그녀가 단순히 취미가 많기만 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미와 경험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실패하고 성공하며 부지런히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집이 정말 예뻐요. 언젠가 잡지에서 본 것 같은 느낌. 


“여유 시간에 주로 집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을 가꾸는 데 관심이 생겼어요. 그러다가 운 좋게 인테리어 커뮤니티에 제 집이 소개됐어요. 


그 계기로 꾸준히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를 싣고 있고요. 요즘엔 꽃꽂이와 다도, 악기에 빠져 있어요. 틈틈이 요리도 연습해요.”



글도 쓰고, 꽃꽂이에 요리까지.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요. 


“참, 소장하고 싶은 앨범 위주로 레코드판도 모으고 있네요. 대부분 집에서 혼자 꼼지락거리는 일이라 시간에 크게 구애받진 않아요. 


또, 이전보다 재테크에 쏟는 시간을 줄이니 저한테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취미 수집가라는 별명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한편으로 그 표현이 그녀를 왜곡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 마음이 동하는 대로 잠시 손을 대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그녀가 취미를 선택하는 데는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내 삶이 우아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잘 살고 있다는 어떤 효용감을 느끼고 싶은 거죠. 다 건강한 취미잖아요. 


또 하나, 취미를 고를 때 공부할 수 있을 만큼의 깊이가 있는지를 봐요. 사소하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인지요. 


감자전 하나도 전분을 얼마나 넣느냐, 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식감이 천차만별이에요. 제가 원하는 맛을 찾으려고 네다섯 번을 새로 시도했던 것 같아요."



과거 재테크 이력은.. 우아함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맞아요. 그땐 불나방 같았어요. (웃음) 당시 유행하는 투자 상품에 거의 다 뛰어들었죠. P2P 투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주식…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지향해서, 수익률이 높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그만큼 내리막도 가팔랐고요. 결과적으로, 수익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투자도 마치 수집하듯 하셨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이 투자 방법은 나와 맞지 않구나. 스트레스가 엄청났으니까요. 


회사에서도 하릴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봤어요. 당연히 능률이 떨어지고 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했죠.

 

그건 제가 바라는 게 아니었어요. 브랜드 디자이너는 송곳 같은 성정이 필요해요. 그런데 마구잡이 투자에 정신이 쏠려 있으니 예리함이 많이 무뎌지는 걸 느꼈어요.”



송곳이란 비유가 인상적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는데, 이름이 펄피셔(pearlfisher)예요. 진주 캐는 어부라는 뜻이에요. 


브랜드를 만드는 건 묻혀 있는 진주를 캐서 잘 닦아내는 일이라는 거죠. 이 말이 너무 와닿았어요. 


제 식으로 바꿔 표현하자면, 브랜드 디자이너는 흩어져 있는 에셋(asset)을 하나로 꿰어 보여주는 송곳 같은 사람인 거예요.”



최은혜 님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여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자신의 일에 큰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일은 취미 생활만큼이나 기쁨을 주는 활동이었습니다.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언젠가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정도로 말이죠. 


“위기도 있었어요. 한순간에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일을 왜 해야 하지?’, ‘나도 전업 투자자가 되어야 하나’ 싶었거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투자에 실패해보면서 이런 생각은 바뀌었어요. 요즘은 이윤이 적더라도 원금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투자하자는 마인드예요. 


그렇게 돈에 관한 스트레스에서 해방돼야 내 일과 일상도 흔들리지 않겠더라고요.”



그렇다면 지금 돈과의 거리는? 돈과 친한 편인가요?


“돈은 아직 저에게 먼 존재예요. 밀당하는 기분이랄까요?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친해지려 노력을 많이 했는데 여전히 제자리 같아서, 계속 노력해야 해요. 


마흔 살이 되었을 때, 내가 살 집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드머니를 모으면서 부동산 위주로 기회를 보고 있어요. 


그 외 소액으로 주식, 연금에 투자하고 핀트도 이용하면서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고 있어요.


핀트는 지인 추천으로 알게 되었어요. 투자에 과몰입하며 힘들어하던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제가 직접 투자 현황을 체크하고 타이밍을 계산했는데, 핀트는 그저 맡겨 두면 되니까 심적으로 매우 편안해요. 매월 꾸준히 투자금을 늘려갈 생각이에요.”



시드머니를 모으려면 소비에 엄격해야 할 텐데요. 


“예전에는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좋은 디자인은 많은 경험을 토대로 나오니까요. 취미 생활도 그중 하나고요. 


하지만 이제 명확한 재무 목표가 생겼으니 그걸 이루기 위해 소비를 조절하고 있어요. 


나의 부지런함으로 메울 수 있는 영역에선 최대한 아끼려고 해요. 가령, 택시를 탄다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거요.”



자신의 금융&라이프 밸런스를 평가한다면?


“한창 불나방 같았을 때는 7:3, 지금은 2:8이에요. 


저는 아직 젊고 앞으로 계속 일을 할 생각이라서, 제 커리어를 잘 구축해 나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요. 되도록 내 삶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만 투자하려고 해요.”



“저에게 투자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것이 아닌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에요. 너무 전형적인 말일까요? (웃음)”


최은혜 님의 미소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일에, 소중한 일상에 투자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풀어낼 수 없는, 스스로 묻고 답하며 알아낸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녀는 내일 또 어떤 취미와 실패와 성공을 수집하며 살아갈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21-065호(2021.08.25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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