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기를 보세요
누가 천을 휘날리며 춤을 추고 있어요
지게를 진 어깨가 별빛에 번들거리고
자주색 고무신이 돌을 툭툭 차며 걷고 있어요
장구 소리가 첫 별을 깨우면
사슴뿔 달린 여인이 뛰어나오고
지게 멘 호랑이가 꽐쭉 춤을 춰요
갓 쓰고 기침하던 이는
허리춤에 술단지를 찬 채
장단 맞춰 콧노래를 부르고
그 뒤로 수많은 발걸음이
덩실덩실 은하수를 건넙니다
우린 그들 속에 있고
그들도 우리 안에 있어요
언젠가 우리도 저 길에 올라
이름 없는 별이 되어
그들 곁에 앉겠지요
그러면 아래서 고개를 들며
누군가 이렇게 말할 거예요
아, 저기를 보세요
어떤 이야기가
지금 막
별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