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란 과연 무엇일까? 경제적 자유라는 개념을 처음 들은 것은 2014년 정도였고,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경제적 자유를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에 대한 책을 20권도 넘게 읽기도 하고, 영어로 읽을 수 있는 해외의 블로그도 여기 저기 넘나 들며 그 정의를 찾아보았다. 오랫동안 고민해온 끝에 나의 결론은 이렇다.
돈 때문에 불행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은퇴에 필요한 충분한 자산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 있는 자유라고도 하고, 남부럽지 않게 소비를 할 때 가격표를 보지 않고 사는 사람이라고 하기도 한다. 혹은 서울에 목 좋은 강남 아파트 하나 자가로 소유하면 모든 고뇌가 사라지고 경제적 자유도 찾아온다고 말하는 사람도 보았다. 그 모두가 맞는 이야기일까?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 부분은 맞는 이야기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왜냐하면 '자산'을 목표로 하는 것은 대부분은 실현하기 어렵기도 하고, 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지라도 만족감을 오랫동안 지속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내가 신발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내가 근처 백화점에 가서 '여기부터 저기까지' 신발을 몽땅 달라고 하는 게 진정한 자유일까? 대부분의 신발이 내 발에 딱 맞을 리도 없고, 그 모든 신발들이 막상 착용해보면 마음에 들지도 않는 것이 많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한 번 그러한 선택을 해서 과소비가 주는 순간의 기쁨에 행복해 진다고 해도, 전세계 모든 신발가게의 신발을 내가 살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욕망의 갈증에 시달리는 마음을 채우는 것'은 경제적 자유의 핵심과 거리가 멀다.
금융자산 10억, 월세 200만원 처럼 단순한 금전적 수치 또한 경제적 자유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그 자산이 가진 가치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단순한 자산은 가치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기도 하고, 금방 소모되기도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 돈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가치가 현저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억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 서울 중심지에서 사교활동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에 익숙한 사람은 떠올려보자. 매년 생활비를 3000만원 정도 쓴다면 겨우 3년 4개월 정도 유지할 비용일 수도 있다. 한적한 제주도 작은 마을에서 글을 쓰며 연1500만원 정도 쓰는 사람에게는 약 7년 정도의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1억으로 누릴 수 있는 시간적 자유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30대 사회 초년생이 가진 1억원의 잠재적 가치는, 60대의 막 은퇴했을 때의 1억원보다 미래에 가지는 가치보다 월등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길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경제적 자유는 인생을 항해하는 '나'라는 배가 행복하게 여행하도록 도와주는 안전장치
경제적 자유는 경제적 욕망에 지배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삶. 다시 말해 경제적인 갈증에 시달려 고달픔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설명해보자면, 진정한 경제적 자유의 종류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 셋 중 모두를 만족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상태이다.
1. 만성적인 경제적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실직, 혹은 구직에 대한 대한 두려움은 전형적인 경제적인 불안이다. 실직은 다양한 형태로 다가온다. 단순히 일을 쉬거나 이직을 알아볼 때의 쉬어가는 시간일 수도 있고, 나이가 많이 들었거나 예기치 못한 심각한 병이 생겼을 때 일을 더 이상 지속할 수도 없다. 일례로 잘 나가던 축구선수라도 갑작스런 부상으로 무릎의 인대가 완전히 회복 불능으로 찢어지면 바로 무대에서 퇴출된다는 두려움에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자녀의 성장에 따라 아이들의 소비는 증가하는데 따른 자신의 소득 증가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때의 두려움도 가능하다. 위의 실직에 대한 사례도 그렇고, 결국 내가 필요한 소비를 노동소득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이다.
2.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막연한 미래로 미루지 않고 즐길 자유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상황에 타협하여 삶의 스타일을 강제로 직업과 직장에 끼워 맞추고는 한다. 다들 부러워 하는 고액연봉 대우를 해주는 직장에 입사를 한들, 일에 지나치게 치우친 워라밸의 형태라던가 혹은 자신의 신념이나 윤리에 맞지 않는 회사의 문화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지금 조금 힘들긴 하지만 풍족한 미래를 꿈꾸며, 일단은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묵묵히 참아내며 꾸역꾸역 출근길을 나서곤 한다.
경제적인 속박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을 방해한다. 자유롭게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고가족이나 주변에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어렵게 된다. 결국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서 그 삶을 일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대단히 슬픈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어린 아이들과 더 많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의 출근길을 재촉하는 것도, 투잡을 뛰며 모든 시간을 쏟아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다. 돈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는 해도, 쉽게 잡히지 않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상당 부분 포기하는 것이다.
3.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상태
조금은 뻔한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육체적인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충분히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이다. 내가 아무리 풍족한 소비 생활을 잘 하고 있을지라도, N잡을 뛰느라 내 몸이 너무 고된 노동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오피스텔 10채를 보유하여, 시가로 10억이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입대사업가라고 해 보자. 겉으로는 굉장히 좋아보이고 할 일이 없어보이지만, 갑작스런 공실이 생기는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매일같이 오피스텔의 건물 관리에 대해서 컴플레인을 받아서 밤낮 없이 시달린다고 해 보자.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을 꺼려하는 소극적인 성격의 사람이라면,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세입자들과의 연락과 월세 입금일을 매번 어기는 골치거리를 안게 될 때 과연 정신 건강이 남아날 수 있을까?
건강한 삶에 해가 되는 것을 경제적인 이유로 계속 지속해야 한다면, 그 사람은 자산이 100억이든 자산소득이 1000만원이든 진정한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가 자유를 얻기 위한 것의 모든 목표는 행복한 삶이며, 그것은 건강한 신체와 건강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나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 때문에 경제적 고민에서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하루하루 작은 파도가 해변을 어지럽히고, 가끔 커다란 폭풍우가 몰려와 해안가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당신에게 충분한 경제적 자산이 쌓여 있거나 다른 누군가가 당신에 곁에서 그 모든 파도를 대신 막아주고 있다는 뜻이다.경제적 자유는 이러한 크고 작은 경제적인 충격으로부터 당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게 노동이 되었든, 근심이 되었든, 혹은 커다란 분쟁의 씨앗이든. 나는 그렇게 당신도 인생에 경제적 자유라는 방파제를 쌓았으면 한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지라도 내 소중한 일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내 경우에는 1차적으로는 10년 후에 하와이로 여행을 길게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소중하다. 그 자유를 위해서 직장을 잠시 그만두어도 나와 내 가족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경제적 자산과 현금흐름이 필요하다. 잠시 내가 회사를 쉬어도 나의 일상의 파도를 대신 막아줄 수 있는 그런 보호막이 말이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한 가치와 당신을 경제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당신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