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구독자 1만 유튜버

인생 2막 해보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

by 어허영감

크리에이터

사전적 의미로 "창조자"라는 뜻이며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자신이 제작한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1인 창작자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은퇴였기에 인상 2막도 준비 없이 현실로 다가왔다. 막연한 설렘 속에서 무엇을 하며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나 근심도 가슴 한편에 자리 잡았다. 사실 소방 관련 업종에 취업은 생각만 있다면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32년을 소방관으로 살았고 또 긴 세월을 직장에 몸담아 보았기에 다시 어떤 직장에 소속되어 돈을 벌며 남은 생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인생 2막, 무엇을 하며 시작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즈음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 하나로 생각지도 않던 분야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경찰서장을 했던 분의 영상이었는데 은퇴 후 짬짬이 단기 취업도 하며 유튜브로 자신의 경찰 경험담과 은퇴 후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영상으로 만들며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게 보였다. 그분의 영상들을 보며 은퇴 후에는 주변에 대화 상대도 별로 없다는데 나도 저렇게 세상과 소통하면 되겠다 싶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이전부터 다음 카페, 블로그, 밴드, 그리고 인스타까지 여러 가지 SNS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무모한 자신감도 함께 불타올랐다.


나는 성격도 급하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바로 소방관 시절의 사진들을 모아 "32년 소방관 임무를 마무리하며"라는 회고 영상을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렸다. 그리고 첫 조회자가 되어 자작으로 좋아요를 1번으로 눌렀고, 아내와 아이들, 지인들에게도 구독과 좋아요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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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첫 영상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독자는 100명 정도로 늘어났다. 금방 구독자 천명이 될 것 같은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첫 보험영업을 시작하고 얼마간 지인이나 가족찬스로 실적을 채운 뒤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듯이 나의 유튜브도 거기까지였다. 첫 영상 이후 운동, 백수의 하루 등등 야심 차게 영상을 제작하고 올려 보았지만 도무지 구독자나 조회수가 늘어나지 않았다. 지인들마저 인사치레로 구독만 하고 시청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접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되었다. 하지만 가슴한견에서 오기도 함께 올라왔다 "그래 이왕 시작한 것 구독자 천명 달성해서 천 원이라도 벌어보고 그만두자"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강력한 한방을 준비했다.


남들이 궁금해하는 걸로 영상을 만들어 보자. 은퇴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이 다른 은퇴자들은 연금을 얼마나 받을까 하는 것이었기에 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첫 연금을 타고 바로 다음날 연금액수를 공개하는 영상을 만들고 바로 업로드했다.

처음에는 다른 영상에 비해 조회수가 조금 많은 정도라 이제 정말 접어야 하나 또 마음이 약해졌다. 그런데 업로드 3일 후부터 구독자와 댓글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박이고 기적이 이런 것이 구나"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지만 진짜 현실이었다. 갑자기 너무나 큰 관심에 무섭기도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일일이 답글로 감사함을 전했다. 대부분의 댓글이 오랫동안 수고 많았다는 격려였기에 읽은 내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2년 동안 그 영상에는 수천 건의 댓글이 달렸고 한건도 빠짐없이 감사의 답글을 달았다.

그 영상을 발판으로 소원이었던 구독자는 천명을 넘어섰고 그 후로 2년이 지난 현재 나는 구독자 1만의 유튜버가 되었다.

(연금공개 영상은 그 후로도 퇴직 시즌(6월 말, 12월 말)이 되면 계속 조회수가 늘어나 최종 170만 조회수가 되었고, 은퇴 2년 후 임에도 계속 많은 분들이 지금 은퇴한 것으로 알고 감사의 글을 올려주고 있어 미안한 마음에 영상을 내렸음을 알려드립니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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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이 대형 히트곡 후 그와 버금가는 후속 히트곡을 내놓기 힘들듯이 나도 2년 전 대박 연금공개 영상 이후 이것저것 영상을 업로드했지만 현재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를 해보려고 하는 분들에게 알려드리는 몇 가지 팁.

시작은 취미로.

유튜브를 전업으로 하여 생활이 가능한 유튜버는 만명중 1명 정도이다. 그렇기에 취미로 시작하여 어느 정도 괘도에 이르렀을 때 전업을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구독자는 천명만 넘으면 된다.

유튜브 수익은 구독자 숫자가 아니라 업로드한 영상의 조회수로 책정되기에 구독자가 아무리 많아도 조회수가 적다면 수익은 거의 없다. 나의 채널도 구독자는 1만 명이 넘지만 조회수가 1천 회가 안 되는 영상도 허다하다.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다.

요즘은 유명인들이 유튜브에 많이 진출하고 있어 아마추어가 제작하는 영상들은 애초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처음부터 성공하려는 욕심보다 유명인들이 다루지 않는 분야나 좋아하는 것을 콘텐츠로 하여 꾸준히 영상 제작해 업로드하다 보면 언젠가 그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상편집은 지자체에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자.

각 지자체 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영상편집 방법을 배우면 독학으로 하는 것보다 쉽게 배울 수 있고 같은 길을 가려하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도 형성되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대부분 거의 무료로 운영된다

댓글에 상처받지 않기.

정당한 충고의 댓글은 감사히 응대하고 악의적인 댓글에는 일일이 대응을 하지 않기를 권한다. 대응하면 대부분 더 심한 악플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하면 된다.

끈기를 가지고 장기전으로 갈 것.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다 보면 시행착오가 없을 수가 없을 것이다. 취미로 하는 그림이나 사진 찍기와는 다르게 취미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이기에 조금의 수익이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 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으면 된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주 콘텐츠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는 조회수가 잘 나오지 않고, 또 연금같이 이슈 있는 콘텐츠는 조회수가 잘 나오는 대신 쭈욱 이어가기엔 소재가 한정적이고 수많은 악플에도 시달리게 된다.

운동영상은 특출 난 재주가 없고, 먹방을 하려니 많이 먹지 못하고, 술 먹는 영상은 술이 약해서 힘들고, 산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조회수가 너무 안 나오고, 고민이다. 그래서 요즈음 2개월 동안 영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권태기 인가보다.


그래도 유튜브는 여전히 나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존재이다.

누군가 "요즘 뭐 하고 지내요"라고 물어보면 백수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아 구독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유튜브 하고 있어요"

예상치 못한 답변에 대부분 고작 구독자 몇 명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되묻곤 한다.

"와 그러세요 구독자는 몇 명이나 되세요?."

"아 정말 얼마 되지는 않아요 이제 만 명 조금 넘었으니 이제 시작이죠 헤헤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너스레를 떨며 답해준다. 상대방의 실망하는 표정에 왠지 모를 행복감이 밀려온다.

나도 내가 유튜버란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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