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만 잡는 재테크 책은 질렸어
투자를 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수많은 투자 대가들이 쓴 책에서는 이러한 불변의 진리들을 기반으로 각자의 소신, 철학을 가르침을 주지요.
사실 아쉽게도 우리 대부분이 이러한 불변의 진리를 제대로 깨닫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워런버핏, 피터린치, 존 보글, 레이달리오, 앙드레 코스톨라니, 제레미 시겔 등 수많은 투자 대가들의 책을 읽어도 그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번 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러한 불변의 진리를 깨닫고 난 뒤 다시 투자의 대가들의 책을 보시게 될 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시고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가는 왜 계속 오를까요?
이러한 불변의 현상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예시로 아래 새우깡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그래프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1974년의 새우깡의 가격이 50원 정도였고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는 약 16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약 30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새우깡의 가격은 왜 계속해서 올랐을까요? 더 좋은 새우로 바꾸기라도 한 것일까요?
또 하나의 예시로 짜장면 가격을 그래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960년부터 2010년까지 짜장면 가격이 끊임없이 상승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격이 무려 300배나 올랐는데요.
왜 물가는 이렇게 항상 오르기만 할까요?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단순히 ‘월급(소득)이 오르니 올랐겠지', 혹은 '국내 경제가 성장했으니 같이 오르지 않았을까’처럼 막연한 생각을 하며 확실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사실 가격이 오른 이유는 정말 간단합니다. 바로
물건의 가치가 오른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보셨던 새우깡을 보더라도 분명 40년 전 보다 조금 개선된 점은 있겠지만(그렇다고 질소함량을 늘리지는 않은 거 같네요) 단순히 그러한 이유가 가격을 20배가 넘게 오를 근거는 못됩니다.
새우깡은 가만히 있는데 1977년의 50원과 2020년 오늘날 50원이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겁니다.
물가도 결국 똑같습니다. 물건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인데 우리는 모든 것을 돈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보기 때문에 세상 모든 것이 다 오르는 것처럼 체감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조금 더 나아가 돈의 가치는 왜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돈의 양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위아래 두 그래프는 미국과 한국의 통화량을 나타내 주는 그래프입니다.
아래 M2는 쉽게 말해 시중에 풀린 돈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돈의 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한국과 미국만 이런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자본주의의 시대에선 모든 나라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시대는 왜 계속해서 돈의 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지를 아래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을 딱 두 가지만 말해야 한다면
대출과 믿음입니다.
최초의 돈은 한국 정부가 중앙은행에게 대출을 받습니다. 중앙은행은 한국 정부가 빌려준 돈을 갚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돈을 ‘대출’해줍니다. 그렇게 대출받은 정부는 이 돈을 여러 국가정책에 사용합니다.
아주 단편적으로 설명드리기 위해 공무원들의 급여 지급을 생각한다면, 정부가 10억을 대출받은 뒤에 이를 급여로 분배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은 받은 급여를 다시 은행에 예금하겠지요.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오로지 10억 원만이 돌아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 10억은 이상한 마법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바로 은행이라는 곳을 통해서요.
예시를 하나 들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비싼 주택을 매입하고 싶어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갑니다.
은행은 예금되어있는 돈 10억 중 사람들이 돈을 찾으러 올 수도 있을 것을 대비해 1억을 남기고 9억을 대출해주게 됩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은행에는 1억이 남아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계좌에는 여전히 예금했던 돈의 숫자인 10억이 그대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고 대출을 받아간 사람은 9억의 돈이 생겨난 것이죠.
참 이상한 일이죠? 9억에 빌려간 사람이 그 돈을 갚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은행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돈이지만 사람들의 계좌에 적힌 숫자를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로 돌아와 9억을 대출한 사람이 누군가로부터 주택을 매입하게 되면, 집을 판 사람은 받은 9억을 은행에 예금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또 은행은 9억 중 9,000만원을 남겨둔 뒤 다시 8억 1천만원을 누군가에게 빌려줍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반복하며 시중에 뿌려진 돈은 10억에서 최대 100억까지 불어나게 되죠.
이를 경제학 용어로 ‘신용창조’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경제학에서는 ‘지급준비율’이라는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쉽게 풀이해 다시 말씀드리면 은행은 우리가 돈을 찾으러 오면 언제든지 돈을 돌려주겠다는 ‘신용’을 담보로 새로운 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다른 말로 ‘신용화폐 주의’라고도 하고 이 사회를 ‘부채 사회’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사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돈은 실제로는 누군가의 부채 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만약 공무원이라면 정부의 부채를, 집을 팔았던 사람은 집을 사려 했던 사람의 부채를... 그러면 이제 정부가 돈을 뿌린 것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이 늘어나는 것은 앞서 최대 10배까지라 말했듯이 한계가 있는데요. 왜 계속 돈은 늘어났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만 보면 결국 ‘돈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모두에게 2번째 이야기:
'뜬구름만 잡는 재테크 책은 질렸어'
글쓴이: 양베리
편집/교정: Firef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