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수용소 당국은 닷새마다 하루를 절식일로 정하고 작업 성적이 좋든 나쁘든 수용소 전체가 똑같이 절식을 하는 것이다. 모든 죄수들에게 식량 배급을 공평하게 한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고 있기는 하지만, 죄수들의 굶주린 배를 담보로 식량을 아끼려는 의도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두자. 죄수들의 위장은 무슨 일이든 견뎌내게 되어 있으니까. 오늘 하루 어떻게든 견디고 내일 실컷 먹으면 될 것 아닌가. 절식하는 날은 이런 기대를 걸면서 잠자리에 눕게 마련이다.
이렇듯 이 소설은 수용소의 철저한 민낯을 인간의 본성으로 평온하게 심지어 희망차게 표현하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와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물론 나치 수용소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의 비참한 현실을 낯낯이 드러내었다면 `이반 데니소비치`는 수용소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의 본성을 드러냈다.
죽음의 사선에서 극한의 추위와 강제노역을 하루하루 견뎌내는 죄수들의 하루 치고는 그냥 평범한 우리네 일상 같은 느낌이다. 환경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하루하루 희망을 품고 지금을 견뎌내는 인간의 본성은 이 소설이 아름답다는 걸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