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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구름 Jun 04. 2024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웅진지식하우스, 2023.11.24.)

책소개


“나의 결혼식이 열렸어야 했던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해 가을, 나는 다니던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10년,

인류의 위대한 걸작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남자의

삶과 죽음, 인생과 예술에 대한 우아하고 지적인 회고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패트릭 브링리의 독특하면서도 지적인 회고를 담은 에세이다. 가족의 죽음으로 고통 속에 웅크리고 있던 한 남자가 미술관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상실감을 극복하고 마침내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선망받는 직장에서 화려한 성공을 꿈꾸며 경력을 쌓아가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가족의 죽음을 겪게 된다. 이를 계기로 삶의 의욕을 완전히 잃은 끝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슬픔에서 도피하듯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된 브링리는 매일 다른 전시실에서 최소 여덟 시간씩 조용히 서서 경이로운 예술 작품들을 지켜보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거장들의 혼이 담긴 경이로운 회화와 조각부터 고대 이집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위대한 걸작들과 오롯이 교감하고, 푸른 제복 아래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과 연대하는 동안 서서히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하나씩 발견해 가며 멈췄던 인생의 걸음을 다시 내딛기 시작한다.     

저자의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은 영미권 유수 언론으로부터 ‘잊을 수 없을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야기’, ‘슬픔까지도 포용하는 삶에 대한 빛나는 서사’라는 극찬을 받으며 40주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 길어 올린 삶과 예술의 의미, 그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들려주는 저자의 내밀한 고백은 예기치 못한 인생의 소용돌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춰버린 이들, 소란한 세상에 지쳐 완벽한 고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잔잔하지만 묵직한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


읽은 소감

죽음이라는 사건은 작가들의 삶에 아니 어쩌면 인간이 삶에 큰 전환점을 맞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 역시 형의 죽음으로 삶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 것처럼..    

  

소재가 너무 좋았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높은 곳을 올려다보는 것처럼 처음 이 제목을 접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호기심을 느끼게 한다.     


책은 소장해서 천천히 읽으면 좋을 듯싶다. 그리고 되도록 옆에 그림을 검색해 두고 책을 읽으며 그림을 같이 보기를 추천한다.     

너무 방대한 그림 분량으로 인해 지치기도 했고, 그림보다 오히려 작가 자신의 삶을 얘기할 때가 더 매력 있었다. 아이러니하다.


인상 깊었던 문장

10장. 애도의 끝을 애도해야 하는 날들      

우리 네 사람의 삶이 정확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지금 바로 이 모습, 이것이 삶이라는 사실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이 깊어지고 취기가 오르면서 우리는 덜 어리석고, 더 진지해지며, 덜 조심스럽고, 더 연약해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우리끼리는 훌륭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늘과 그 후의 수많은 일요일에 벌어진 술자리에서 우리는 부모님의 죽음이나 건강 같은 주제들로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


이유

네 사람의 대화에 나도 끼어 있는 느낌이었다.

확신 없는 삶, 이것 또한 삶이다.     

술을 마시며 서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고 나누는 대화들에서 위로를 얻고 또 하루를 마칠 용기 그리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그런 가치 있는 만남인 듯싶다.     

역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좋은 법이다.


*발제 1)     

P.152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한 관람객이 미동도 하지 않는 조지아의 얼굴 사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갖다 대고 있다. 목격하는 순간에는 이것이 초현실적인 일처럼 느껴지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카메라 뒤의 남자는 그가 현실을 다 꽉 움켜쥐고 있는 기분이 들 것이다. 손 틈새로 금세 빠져나가버린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우리는 소유, 이를테면 주머니에 넣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고,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것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소유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순간이 있으신가요?

사랑에 빠진 순간임신소식을 들은 순간아이가 태어난 순간아이들과 함께 한 순간

아버지가 떠나신 순간, 가족들과 함께한 순간     


*발제 2)     

P.307

`파트타임으로 하는 비정규직 알자리에 불과하다. 평생 이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상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인생은 길고, 이 일은 구석에 서서 사람들을 지켜보는 대신 그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글자 그대로 세상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봄이 오고 일을 시작할 날짜가 다가오면서 나는 가이드를 하기 위해 조사하고, 투어 내용을 적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준비를 하는 내가 얼마나 신나 하고 있는지 문득 깨닫는다. 이야기를 하는 일, 나만의 것을 만드는 일이다.`     

여러분들은 브링리처럼 무언가를 할 때

행복하고 신나 하는지 서로 나눠보아요�     

너무 많다. 가족들과 맛있는 거 먹을 때, 여행 갈 때,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무대에 섰을 때, 집에서 혼자 과자 먹으며 영화 볼 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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