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최진석 / 출판 21세기 북스 / 발행 2018.08.13
철학서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철저히 뒤흔들며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탁월한 사유의 시선』 개정판이 출간됐다. 다른 철학서들과 달리 철학의 탄생과 의미를 파고들며, 더 나아가 삶의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했던 이 책은, 우리에게 ‘인문’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새롭게 출간된 개정판은 신선한 디자인과 양장 제본으로 소장 가치를 더했으며, 최진석 교수의 명료한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도록 문장과 내용을 면밀히 손보았다. 또한 초판이 출간된 이후에 전개된 국내 사회 정치의 현실과 전 세계의 정세 변화에 대한 소론까지 서두에 추가하여 논의의 넓이와 깊이를 더했다.
우리는 생각하는 만큼 볼 수 있고, 보는 만큼 행동하며, 행동하는 만큼 살 수 있다. 철학은 개인에게는 꿈을, 국가에는 미래를 담보한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시선의 높이’가 곧 ‘삶의 높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탁월한 사유의 시선’으로 삶을 주도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좀 더 선진화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준다.
★ 4.5
∎읽은 소감
철학이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었고, 좀 더 젊었을 때 철학을 공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철학적으로 지식을 사유한다는 것, 높은 지점에서 삶을 내려다보고 그 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적 정의가 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사람은 왜 생각을 해야 하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왜 그러지 못했는지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상 깊었던 문장
P.148
다시 강조하지만, 철학하는 일이란 남이 이미 읽어낸 세계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을 줄 아는 힘을 갖는 일이다.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유
철학이라 함은 고리타분한 옛 지식인들의 잔소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함을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특히 이 문장을 읽고 철학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철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철학의 배움이 왜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논제 1) 저자는 우리나를 아직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 나라라고 보고 있습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선도력이 중요하다고 본문에서 얘기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저자의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중진국까지는 선진국의 선도력을 따라가거나 그 선도력을 확대 심화시키는 역할을 주로 하지요. 그에 비해 선진국은 독립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으로 세계를 선도하는데, 이 독립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의 자양분이 바로 철학적 시선입니다.
(중략)
저는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해야만 하는 입장에 있는 한국에게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이 선진국을 운용해 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중략)
선도력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선도력은 앞에서 인도하며 끌고 가는 힘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남들보다 앞선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물건이 되었든 제도가 되었든, 혹은 보이는 것이든 안 보이는 것이든 간에 다른 나라에는 없으면서 자신들에게만 있는 고유하고 앞선 무엇인가가 있어야 합니다.] (p120-121)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 역시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따라가는 데 익숙하며, 잘 해낸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나라에서 최고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일정 수준에 도달한 뒤 정체된 상태입니다.
따라갈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제 더 이상 따라갈 대상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교육은 창의성과 도전보다는 안정성과 제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도전적인 우리만의 방식과 철학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논제 2) 저자는 본문에서 '직업인'과 '직장인'에 대한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각자 그동안 해왔던 일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둘 중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왔는지 나눠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보통 취직을 합니다. 즉 '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여기서 '살아간다'는 말은 그 '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구현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 '직'은 자신의 '직업'이 됩니다.'직'은 자기가 맡은 역할이고, '업'은 사명 혹은 자아실현을 의미합니다. 직업이라는 말의 의미는 자신이 찾은 그 역할을 통해 자기를 완성해 간다는 것입니다.'직'은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직'과 '업'은 일치가 되지요.
(중략)
그러나 이 직과 업이 누구에게서나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점점 '직'에 익숙해지면서 긴장감이 떨어지다 보니 '업'에 대한 각성이 느슨해지고, 결국 서서히 자신과 '업'이 분리되지요. 그래서 자신이 맡은 역할은 그저 생계를 유지하거나 돈을 만드는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그래서 일을 할 때도 '직'에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고, 요구르트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잡담을 나누는 곳에 오히려 자신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막판에는 요구르트를 편하게 먹기 위해 자신의 '직'이 존재하는 곳, 즉 '직장'의 보안까지도 방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사람은 그저 '직장인'일뿐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려고 늘 열심히 일을 합니다.
특히 예술계통의 직업에서 자부심을 빼버린다면 그건 시체나 다름없습니다.
예술은 돈을 많이 벌거나 또는 안정적으로 벌거나 필요할 때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직업이 예술인의 특성이라면, 오랜 시간 버텨야 한다는 특성 또한 강하기 때문에 지치기 쉽습니다. 그래도 예술이라는 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원이나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업으로서의 자세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