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지만 순수한 아이들의 성장 일기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급하게 편의점에서 패스트푸드로 허기를 때우고, 먹자마자 장시간 수업을 위해 앉아 있는 습관에 더해 운동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점점 비만화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몇몇 아이들은 편의점의 1+1 할인행사의 타깃이 되어 탄산음료를 손에 들고 산다. 입시라는 치열한 경쟁이 낳은 폐해는 우리 아이들을 점점 살찌우고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 겨울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입시 전쟁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전쟁에도 참전한다.
육중한 풍채의 윤성이와 민재는 나란히 뒤에 앉아 교실을 꽉 채운다. 그 둘만 있어도 교실은 만원 버스처럼 호흡 곤란이 느껴질 정도다. 민재 책상 위에는 1+1로 구매한 두 개의 탄산음료가 올라가 있지만, 민재 앞에서 그 콜라는 미니어처처럼 여겨질 정도다.
‘샘, 저 이번 겨울방학부터 다이어트 시작할 거예요.’
윤성이의 다이어트 선언에 옆에 있던 민재가 ‘피식’ 냉소를 지으며, 그가 애지중지하는 콜라 하나를 건넨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이거나 먹으삼.’
‘쏘리. 나 탄산 끊었어.’
‘윤성아, 맛있는 거 다 끊고 살 수 있겠어?’
일부러 윤성이를 자극했다.
‘남자의 변신을 보여드릴게요. 기대하세요.’
그렇게 윤성이의 다이어트는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이 되면서 아침 운동으로 걷기와 달리기를 시작했다. 날마다 민재는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와 빵으로 윤성이를 융단 폭격했지만, 살과 ‘헤어질 결심’을 한 윤성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한 달여가 지나자, 조금씩 몸의 실루엣이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살로 꽁꽁 숨겨 있었던 턱선이 살아나자 인물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윤성이의 다이어트를 옆에서 지켜보던 민재는 상대적으로 더욱 풍만해지고 있었다.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 2달 동안 10kg 정도 감량한 덕분에 윤성이가 ‘부’의 상징이라고 찬양했던 볼록했던 뱃살은 자취를 감추었고, 사라진 볼살 때문에 눈, 코, 입의 윤곽이 살아나 미소년이 되었다. 다이어트의 효과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샘, 저 이번 중간고사 성적도 다이어트해 볼게요.’
‘뭘 다이어트해?’
‘성적이요. 지금 4등급이니까 홀쭉하게 만들어볼게요.’
민재가 가만있지 않았다.
‘성적 말고 요요나 신경 써. 내가 확신하는데 너 분명 중간고사 즈음 다시 몸무게 원상태로 돌아올걸.’
‘내기할래?’
‘좋아. 그럼 넌 뭘 걸 건데?’
‘네가 원하는 데로 다 할 테니까, 너도 그렇게 해.’
그렇게 윤성이와 민재의 내기는 시작되었다.
2개월이 지나고 중간고사가 끝난 5월, 그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윤성이의 몸무게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놀랍게도 영어 성적이 4등급에서 1등급으로 그가 약속한 대로 ‘홀쭉’해졌다.
살과 ‘헤어질 결심’을 한 날부터, 윤성이는 또한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다이어트가 성공하자 자신감이 상승하였고, 그로 인해 공부에 대한 의지와 노력도 한층 상승했다. 윤성이에게 앞으로 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 마음만 먹으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의 인생을 환하게 비춰주지 않을까?
윤성이의 다이어트 성공과 성적 상승에 민재는 마냥 축하해 줄 수는 없었다.
‘너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이겼으니까 뭐든지 다 얘기해도 되지?’
‘그래.’
‘당장 탄산 끊고 이번 여름방학 끝날 때까지 너도 10kg 빼.’
과연 민재는 해낼 수 있을까?
Tip 나날이 살이 찌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주말이라도 시간을 내서 아이와 저녁 산책을 시작하세요. 다이어트에 도움도 되고,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 대한 이해심도 깊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