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이어파파 Sep 04. 2023

탕후루보다 더 못한 아이스크림 가게

feat. 쓰레기 처리


안녕하세요 사업하며 글을 쓰는 파이어파파입니다.


이번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더위를 피하고자 어느 쇼핑몰에 갔던 적이 있어요. 그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던 중이었어요.


쇼핑몰 내에 정식 매장 말고 먹거리라든지 악세서리를 파는 가운데에 진열대와 부스를 두고 파는 매장들 있잖아요?


그곳에서 맛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두 개를 시켜서 가까운 벤치(실내몰)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니 콘에 있던 종이 껍데기와 스푼, 그리고 컵으로 먹으니 남은 컵이 쓰레기로 나왔지요. 그래서 그걸 들고 판매했던 매장으로 들고 갔습니다.

그런데 가서 보니 이런 문구가 보이는 겁니다.


1. '이곳에 컵 버리지 마세요.'


??? 아~ 이곳은 쇼케이스여서 여기에 올려두지 말라는 의미이구나... 하고 다른 곳을 둘러봤습니다.


그랬더니? 또 똑같은 글씨로


2. '이곳에 컵 버리지 마세요.'


라고 적혀있더라고요.


그래서 맨 처음엔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 누가 여기에다가 자기 매장에서 팔지 않은 아메리카노 컵 등 다른 것들까지 (자주) 버리고 가나보다 라고 말이죠.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주는 카운터에 두고 가야 하고 보니.. 거기에도 똑같이!


3. '이곳에 컵 버리지 마세요.' 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여기서부터 좀 의아해 지는거죠.. '아니 그럼? 다 먹은 건 대체 어디다 버리라는 말인가? 다른 매장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판매하고 나온 컵과 스푼을 어디다 버리라는 거야?'라고 말이죠.


그래서 점원분께 "이거(다 먹은 종이컵) 여기(카운터)에다 두고 가면 되나요?"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원분께서 돌아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 거기 버리시면 안 돼요! 저기 뒤에 에스컬레이터 보이시죠? 저기에 (공용)쓰레기통 있으니 거기에 버리세요~" 이러더라고요.


"아.. 네.." 하고 결국 몇 십 미터를 걸어서 그곳에 버리고 왔는데 찝찝한 마음은 져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장사를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자기가 판매한 물건, 그것도 테이크 아웃 음식을 판매하는 업장에서 그 쓰레기를 받지 않고 저~~쪽의 공용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것은 장사의 프로세스 중 마지막 단계인 자기 업장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밖에 안되잖아요?




사실 곱씹을수록 불쾌했습니다. 과거의 파이어파파였다면 프로세스 따지고 프랜차이즈 본사에 전화해서 이게 맞는 거냐고 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 정도 수준으로 장사하면 제가 뭐라 하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들 수두룩 빽빽일테고 결국 그렇게 망해가는 확률을 스스로가 높이는 셈이라고 봐요.


안 좋은 기운은 좋은 에너지보다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갑니다. 지독한 열병처럼 한 번 오른 열은 내릴 생각이 없을 정도로 한 번 퍼진 나쁜 이미지는 소비자들이 아예 기회도 주지 않는 상태가 되는데 그게 천천히가 아니라 매우 급격히 단번에 이뤄지기도 합니다.


장사는 절대 편하려고 하면 안됩니다.(많은 창업 및 장사, 자기계발 관련 책에서 단골처럼 하는 말이죠.) 주인이나 매장 직원이 편하려 하는 순간 손님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잖아요?



요즘 탕후루가 난리더라고요. 어디든지 불나방처럼 많은 인파들이 있던데 (물론 아닌곳도 넘쳐납니다.) 저렇게 자기 매장앞에 쓰레기 버리도록 놔둬도 설탕으로 인한 벌레 등 각종 문제가 된다고 기사가 나올 정도인데,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파는 매장에서 손님이 먹은 쓰레기를 물로 헹궈서 버리는 프로세스를 과감히 생략하고 '이곳에 컵 버리지 마세요' 라는 무슨 얼통당토 않은 문구 부착하고 편하게 장사하는 곳의 말로가 어떨지 시간이 지나 보면 알게 될 것 같네요.


제발, 우리 기본은 하자고요.

씩씩대며 자기가 판 쓰레기 카운터에 둔다고 할게 아니라, 이런 거 붙일 시간에 손님 컵 상냥하게 받아서 깨끗이 씻어서 버리든지, 쓰레기통을 두는 게 그 매장의 업무이자 기본입니다.



-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너무나도 대조되는 어느 베이커리의 퇴식구 문구 



하지 마세요 마세요 마세요 보다는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가 매장을 찾아주는 고객이 늘어나는 비결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대한민국 최고 상권에 입점제안을 받았다면 창업 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