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 년 전 저녁 술자리에서 아는 형님이 이직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NC소프트에서 쿠팡이라는 회사로 이직을 한다고 했다. 그때 당시 나는 의아했다. 국내 굴지의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쿠팡이라니? 지금이야 쿠팡이 온라인 쇼핑을 네이버와 양분하고 미국에 상장된 대단한 기업이지만 그때 당시의 쿠팡은 일반들이 보기엔 그 정도 규모의 회사가 아니었다.
그 후로 몇 년 뒤 다시 그 형님을 만났는데, 쿠팡에서 일 잘하고 있고 (역시 공대를 나와야 하는 것인가?) 이제는 미국으로 업무차 간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짧은 기간이 아니라 꽤 긴 기간 동안 말이다. (결국 쿠팡은 미국에 상장을 성공했다.)
그로부터 지금 현재를 다시 돌아보자면, 나의 아내는 쿠팡을 소비자로서 엄청나게 잘 이용하고 있으며 나 역시 쿠팡플레이를 즐겨보고 있다. 게다가 우리 상품을 쿠팡 측의 제안으로 3년 전부터 쿠팡에서 잘 판매를 해오고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아내가 말한다
"여보, 샌드위치 햄 왔으니까 가져다줘"
"물 배달 왔대, 가지고 들어와 여보~"
진짜, 쿠팡 그리고 그 이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쇼핑이 없었던 시절엔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던 것일까? 이젠 공산품뿐만 아니라 물류의 발전으로 각종 냉동식품도 잘 보관된 상태 그대로 오고 있고 아직까진 의류는 직접 입어보고 사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래도 "무료반품"이라는 제도를 통해 그 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스토어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매우 어렵다.
얼마 전 한 거래처가 사업장을 이전하여 축하 화분을 보낼 일이 있었다. 이제는 네이버에서 주문만 하고 배송받을 주소지를 입력하면 전화가 와서 확인하고 2시간 내로 배달을 완료해 주는 시스템을 갖춘 업체도 있다. 번거롭게 그 지역의 꽃집, 화분집을 찾아가며 전화할 이유도 사라진 요즘이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내가 장사를 하고 있고 사업을 하고 있다면 어떤 부분에 힘을 실어야 할지에 대해 해답은 명쾌해진다. 온라인 스토어에 내 상품을 지금부터 당장이라도 올려야 한다. 스토어가 없다면 즉시 전자상거래업을 사업자 업종에 추가하고 하루빨리 스토어를 열어야 한다.
약 3년 전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하나씩 상품을 등록했다. 며칠 동안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직 연락이 오는 것은 광고업체들이 자기들의 리뷰 체험단이나 찜하기를 의도적으로 올리는 마케팅을 해서 초기에 스토어가 잘 자리 잡아서 크게 성공하자는 소리들 뿐인 전화였다. (결국 돈을 자기들에게 달라는 뜻이다)
오픈부터 운 좋게 사업은 순익을 내면서 나름대로 순항을 하고 있었지만 하나의 매장만 바라보고 있기엔 미래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꾸준하게 상품을 등록한 결과 제법 스토에서 상품도 쌓여가고 카테고리별로 나눠도 볼만할 정도의 상품의 개수가 쌓였다. 그때 나는 하루 3개씩 등록하기 프로젝트를 하며 한 달 ~ 두 달 동안 약 100개 정도의 상품을 등록했다.
주문 간격은 일주에 일에 한번 정도 들어오던 주문이 점점 그 주기가 줄어들어 3~4일에 한건, 1~2일에 한건 이렇게 점점 주문이 우리 쪽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처음엔 매장 수익에 비하면 1%에도 미치지 않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점점 공을 들이고 신경을 쓰면서 스토어는 점점 커져갔다. (그러면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5~20% 정도까지 커졌다)
온라인 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는 당연히 그 결이 다르지만 오프라인이 주력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온라인 상품도 하루에 5건 많게는 20건씩 주문이 들어와 한 달에 대략 150건 정도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그 덕분에 조금 더 싸고 좋은 조건으로 택배 업체를 계약했다 (택배 건수가 많아질수록 단가는 싸진다)
현재 나의 상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에 주력으로 입점돼 있으며 이번 달부터 토스 쇼핑 측에서 연락이 와서 MD와 협력하여 새로운 플랫폼에 우리 상품을 하나씩 등록시킬 예정이다.
온라인 스토어가 없었다면 학교 등 공공기관, 기업체의 단체주문 문의도 없었을 것이며 각종 행사 문의, 별도의 주문제작 문의 또한 지금보다 현저히 낮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내 집 앞에서 내가 필요한 물건을 팔고 있는데도 저 멀리 서울에 있는, 대전에 있는, 광주에 있는 온라인 업체에 주문을 하고 그다음 날 택배로 받는 것이 일상인 세상이다.
돌아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제는 디지털 네이티브, 디지털을 태어날 때부터 접하는 세대들이 자라고 있고 머지않아 그들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사실 거창할 것도 없다. 일단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진 찍고 상품등록하고 배송해 주는 그 간단한 '시작'부터 해봐야 한다.
현재에 머무를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그것은 당신의 실행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