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새해가 오면 다들 하는 다짐들이 있다
금연
금주
다이어트
새로운 취미들...
나 또한 그런 진부한 다짐들을 한다
안해본 사진을 찍기
공모전 출품해보기
새로운 장소에 가서 사진 찍어보기...
오해는 그 다짐을 조금 늦게 가져봤다
대신 이 모든 다짐들이 한가지로 압축이 됐다
해보지 않은 사진들로
새로운 장소에 가서
공모전에 출품 해보는 것
언제까지 유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짐을 한 이상 실행에 옮겨야 의미가 있는 법
해보지 않은 새벽 촬영을 나갔다
해뜨지 않은 추운 1월의 새벽에 포근한 이불속은 나의 다짐을 무너뜨리기엔 부족했고
생각보다 또렷한 정신으로 밖을 나설때
나의 다짐을 멈춰 세운 것은 중력보다 무거운 따스한 이불이 아닌
1월 한파 중 살을 얼려 놓을 듯한 날카로운 바람이었다
멈춰라
이거 해서 뭘 얻으려고
그냥 다시 들어가서 자라
바람속에 마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도 작심삼일은 가야하지 않을까
매일을 못하더라도 매주는 가봐야 하지 않을까
예전엔 차가 없어 먼 거리도 못갔으면
이제는 차도 있고
카메라도 있고
다짐도 있는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면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해마저 잠자는 새벽에
산을 향에 차를 몰아 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벽 산중 사찰에는
차갑게 얼어붙은 연못이 하얗게 입김을 내쉰다
나도 질 세 없이 입김을 불어 셔터를 눌러본다
산 뒤로 어스름히 보이는 아침의 공기가
공기방울 촘촘히 박힌 얼음같은 밤하늘을 밀어내고 있다
희미한 불빛만 보이던 사찰은
내 셔터 안에선 숨겨왔던 따스함을 분출하듯 환하게 비춰진다
그렇게 나의 다짐을 합리화하듯
의미 없이 셔터를 누르기를
10분
20분
30분...
1시간이 흘러서 박명이 밝아올때
이쯤하면 됐다
알 수 없는 만족감에 장비를 철수한다
과연 이쯤하면 됐을까
그렇게 새벽에 가서 찍어온 사진중에
내가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왔을까
부랴부랴 장비 철수해
집에서 아이들 등원 준비하고
아내의 출근을 도와주고
다시 집에와서
새벽에 나가서 사진 찍어왔으니
이쯤하면 됐다
하면서 누워있을 만한 결과가 나왔을까
누군가 이 사진과 과정을 보고
참 부지런하다 아기 아빠라서 그런가
라고도 한다
누군가 이 생각과 열정을 보고
열심히 산다
라고도 한다
그냥
내가 그 말이 듣고 싶어서 였을까
원하는 사진은 아니었지만
안도를 얻는 사진이 되었다
그거면 되지 않을까
몇장 남지 않은 사진때문에
새로운 사진이 생각나고
새로운 방법이 생각나고
새로운 구도가 생각난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공부한다
이걸로 새해 다짐이
헛되이 되지 않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