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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나무 May 06. 2019

나를 토닥이고 너를 위로하는 주간 수필집

<일간 이슬아>는 내게 큰 자극이 되었다. 물론 나는 한 장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니 <일간 이슬아>의 연재는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난 어떤 얘기부터 해야 할까?

막상 내 얘기를 다시 꺼내려니 또 두려움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5년 전 내 이야기를 글로 쓰려다가 포기했던 그 날이 떠올랐다. 내 글을 온 천하에 공개하는 것은 짝사랑에게 속마음을 들키는 것처럼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다.


어디까지 적어야 하고 표현해야 할지 글을 적어 내려가는 지금까지 고민이 된다.


그렇다고 내가 이슬아 작가처럼 누드모델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나도 드라마 같았던 내 삶의 일부, 그 순간순간들을 고백하는데 용기가 필요하다.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라고 누가 그랬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해지는 장면들이 있고 안 좋은 내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문득 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와 나를 우르르 무너뜨리는 창피했던 순간들이 있다.


폭탄 테러가 일어나던 파키스탄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간 얘기?
하루 천 원으로 버텼던 중국 생활?
죽다 살아났던 폐차의 사고 현장?


머리를 싸매고 짱구를 굴려봐도 첫 이야기로 무엇이 좋을지 모르겠다. 책상 정리만 실컷 하다 공부를 못하고 잠들었던 학창 시절이 스쳐 지나간다. 이대로 또 구상만 하고 끝나버린 프로젝트로 만들 수는 없다.


그래 너무 특별하게 보일 필요도
너무 재밌게 적을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사실 내겐 그냥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평범한 하루하루들이 더 많았다. 판타스틱했던 날보다 그저 그랬던 하루들이 더 많이 쌓여 오늘에 닿았다. 그저 그런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 몸부림치며 사는 게 인간 아닌가.

내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 어떻게든 특별해지고 싶은 사람, 하지만 절망 가운데서 헤매고 있는 사람, 나다.

그래서 자조로 시작하지만 치열하게 극복해나가는 진행형으로 끝나는 나름 희망적인 결말, 이게 내가 즐겨 쓰는 내 이야기의 전개다.

오늘이 어제 같고 어제가 그제 같았던 지루한 날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써 내려 가보면 어떨까.

그러면서 고소하고 때론 새콤하고 달콤한 글, 나를 토닥이고 너를 위로하는 그런 수필집.

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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