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와 직관
1. 미로 문제를 생각해보자.
1.1. 우리는 미로 안에서 미로 문제를 푸는 경우를 생각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미로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미로 문제를 푸는 경우를 생각한다. 우리는 미로 안에서 미로 문제를 푸는 것보다 미로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미로 문제를 푸는 것이 쉬울 것이라는 점을 자명하게 알 수 있다.
1.2. 이것은 비유이다. 어떤 문제를 푸는 경우, 우리는 직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논리만을 사용하여 그 문제를 푸는 경우를 상상해볼 수 있고, 다음으로 직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 문제를 푸는 경우를 상상해볼 수 있다.
1.2.1. 우리가 직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어떤 문제를 푸는 것과 직관의 도움을 받아 어떤 문제를 푸는 것의 차이는 미로 안에서 미로를 푸는 것과 미로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미로를 푸는 것의 차이와 같다.
1.3. 우리는 직관을 통해 알고, 그 직관을 통한 결론이 타당한 것인지 논리로써 검증한다.
1.3.1. 우리가 직관을 통해서 어떤 문제의 답을 바로 알 수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풀어야 하는 하위-문제들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나면, 그와 같은 하위-문제들은 직관을 통해 답변된다.
1.3.2. 혹은 문제의 하위-문제들로의 분할 과정 자체가 직관을 통해 수행된다.
1.4. 우리는 논리가 없는 직관은 혼란스럽다는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며, 그렇기에 논리가 없는 주장을 하는 것 - 보다 정확히 말하면 논리가 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 을 대단히 두려워한다.
1.4.1. 한편으로 우리는 직관이 없는 논리가 공허하다는 사실을 자주 놓친다. 우리의 직관에 대한 무시는 직관이 논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