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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치우 Oct 15. 2023

[2/10] 미로, 스테레오그램, 직관

메타와 재귀


2. 우리는 메타와 재귀를 구별한다.

    

2.1. 우리는 {메타}와 {재귀}를 구별하는 것이지 <메타>와 <재귀>를 구별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문장은 지금 시점에서 이해될 수 없는데, 그것은 우리가 아직 {} 기호와 <> 기호의 정의에 대하여 설명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 기호와 <> 기호가 무엇인지는 후술된다.

    

2.2. 재귀는 같은 차원에서의 반복이다.

        

2.2.1. 재귀의 예시: 어떤 작업 x를 실행한다, 어떤 결과 y가 달성되었는지 확인한다, 달성되지 아니하였다면 x를 실행한다, ...

        

2.2.2. 더 단순화된 재귀의 예시: 1 다음 2 다음 3 다음 ...

        

2.2.3. 요약하자면 재귀에서는 변수의 도입이 없다. 재귀에서 존재하는 것은 상수들의 반복 - 본질을 유지하는 변형이 이루어지는 반복 - 이다.

    

2.3. 메타는 상위 차원으로의 도약이다.

        

2.3.1. 메타의 예시: 1 다음 2 다음 3 다음 ... 이와 같은 숫자들의 집합을 우리는 n이라는 변수로 대표한다(자연수 개념의 도입).

        

2.3.2. 메타에서는 어떤 새로운 변수가 도입된다. 1 다음 2 다음 3 다음 ... 과 같은 반복은 재귀이지 메타가 아니다. 메타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화되고 추상화된 자연수라는 개념을 떠올리고 이에 대응하는 n이라는 변수를 도입해야 한다.

    

2.4. 우리는 상수와 변수를 구별한다.

        

2.4.1. 또한 우리는 사용되지 않은 변수(지시된 변수; 협의의 의미에서의 변수)와 사용된 변수(특정된 변수; 변수였으나 특정됨으로써 상수가 된 것)을 구별한다.

        

2.4.2. 변수, 상수, 지시된 변수, 사용된 변수. 이러한 개념들의 구별은 다소 어렵고 비직관적으로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들을 구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2.4.2.1.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을 나눈다. 모르는 것은 다시 알 수 없어서 모르는 것과 알 수 있으나 아직 모르는 것으로 나뉜다. 변수(지시된 변수)는 알 수 없어서 모르는 것에 대응한다. 미지수(사용된 변수)는 알 수 있으나 아직 모르는 것에 대응한다. 상수는 아는 것에 대응한다.

        

2.4.3. 예를 들어 3은 상수이다.

        

2.4.4. 예를 들어 x^2 = 9, 라는 방정식에서 x는 미지수이다.

            

2.4.4.1. 우리는 방정식을 풀어 x의 값을 알 수 있으나, 방정식을 풀기 전에는 그 값을 알 수 없다. x의 값은 이미 결정(특정)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그 값을 알지 못한다. 방정식을 풀어 이미 특정되어 있는 x의 값을 구함으로써 미지수는 상수가 된다.

        

2.4.5. y = f(x), 라는 함수에서 x는 변수이다. x의 값은 결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우리는 x의 값을 알 수 없다. 우리가 x의 값을 알 수 없는 것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2.4.6. 위의 예시들에서 x, 라는 기호는 두가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나의 용례는 미지수이고, 다른 하나의 용례는 변수이다. 미지수와 변수는 매우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하나는 알 수 없고, 하나는 알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같은 기호로 표기하고 있다.

            

2.4.6.1.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것들이 같은 기호로 표기되는 것은 우리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2.4.6.2. 우리는 앞으로 x가 변수라면 <x>라고 표현한다. <x>는 x가 사용되지 아니하였음을 의미한다, 지시되었음을 의미한다, 변수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그 값을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 값이 특정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2.5. 우리는 메타와 재귀의 의미를 구별하는 것이지, <메타>와 <재귀>를 구별하는 것이 아니다. <메타>와 <재귀>는 변수에 불과하고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이름에 불과하다. 우리가 볼펜에 대응하는 볼펜이라는 단어의 이름을 프린들이라고 바꾼다고 하더라도 볼펜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2.5.1. 이것은 조작적 정의이다.

        

2.5.2. 이것은 처음에는 난해하게 보일 수 있으나 한번만 이해되면 명료하다. 모든 언어는 사용된 변수이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위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였다.

    

2.6. 우리는 이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안다. 메타의 본질은 변수(지시된 변수)의 도입이다. 변수가 도입되었는지 여부가 메타와 재귀 사이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그러므로 1, 2, 3 ...은 재귀일 수는 있으나 메타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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