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데스>와 다를 로그라이크 게임들의 차이점
당신은 '로그라이크'라는 게임장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임을 시작하면 특정 스테이지를 모두
완수해야하는데 그 사이에서 HP가 0이되는 순간,
당신의 모든 노력, 아이템, 희망은 사라진다. 말그대로
모든것이 사라진다. 그 후 다시 스테이지에 입성하면,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당신은 점점
경험을 토대로 몬스터들의 기믹(패턴)과 변수적
상황을 파악하면서 조금 조금씩 클리어에 가까워진다.
물론 그 사이사이 수많은 기회와 희망, 좌절이 당신한테
계속해서 트라이하라고 약올릴 것이다. 마치 매트릭스
영화에서 키아누가 손가락을 까닥이는 모션처럼.
물론 이렇게 게임들이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깨라고
독려하지만 많은 유저들은 도중에 포기해버린다. 보통
유저들이 로그라이크 게임을 포기하는 이유는 바로
게임을 하는 것이 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당신이
매우 운이 좋아서 게임 세계관 최강의 무기를 먹고,
적들을 싹쓸어버리다가 수십번 봐온 보스와의 전투를
벌이고 있을때, 당신은 자칫 너무 방심해버려 딴생각을
해버리면 그렇게 익숙한 보스한테, 얘는 클리어한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놈한테도 당장 죽어버릴 수 있다.
이런 경우엔, 트라이 실패의 좌절감은 상상이상이고
게임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로 굴뚝이다.
보통 로그라이크 게임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이런
케이스가 정말로 많다. (생각보다도 더 많은 케이스다.)
아무리 물을 부어도 독이 빠진것만 같을때, 사람들은
로그라이크 장르를 포기한다. 하지만 적당한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로그라이크 장르는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장르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게임도 있다.
오랜만에 정말 게임다운 게임을 만났다.
내가 이상한건진 모르겠지만, 요즘 게임들은 이상하다.
과거의 올드팬들이 바라던 쪽이 아니라 계속 이상한
헛바람이 들어서 만들고 망치고 욕먹고 하는데도 계속
그러한 짓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과거 명실상부 최고의
전성기를 찍던 콜오브듀티는 모던워페어 시리즈 당시
택티컬하고 실감나는 전쟁의 모습을 보여줬으나 현재
콜오브듀티는 너무나도 과도한 연예인 콜라보, 화려한
스킨 장사로 그러한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사실 과도한 장사라는게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게임은
점점 퇴보하고 있으면서 돈은 더 벌고 싶으니 이런 짓을
한다는게 정확히 말하자면 화가 나는 것이다. 누구는
이렇게 물으실지도 모른다. 그럼 딴게임하면되지.
문제는 다른게임들도 다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단거다.
액션 좋으면 스토리가 별로, 스토리가 괜찮으면 분량이
짧은등등이고 이는 수없이 많은 게임을 접한 이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하데스는
그런게임이 아니다. 게임은 어떤 면에서나 상당히
진보된 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게임의 세계관부터 매력적이다. 게임은 지옥의 왕
하데스의 아들인 주인공이 지상으로 가기위해 여러
적들을 상대로 맞써싸운다는 세계관이다. 자칫보면
평범해보인다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게임이 세계관을
플레이에 녹여내는 방식을 거쳐 완전히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탈바뀐다.
게임의 세계관은 하데스가 나오는 걸로 알 수 있듯이
그리스-로마신화를 바탕으로 하고있고 이에 맞게
지상으로 나올려는 주인공에게 올림포스 신들이 여러
가지 스킬이나 패시브를 주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그저
단순히 버프를 준다고 할 수도 있었을텐데 신들이 도움
을 준다고 표현한 것이 게임의 세계관을 플레이에 녹여
내는 모습이라 매우 인상 깊은 부분이다.
(이러지 못하는 게임도 많다. 보물사냥꾼이 사람을
수백명씩이나 학살하고 다니는 언차티드 시리즈처럼.)
또 단순히 버프만 주는게 아니라 우리가 익히 듣는
신들의 시험, 올림포스도 어떻게 못하는 신비한 카오스,
보상을 얻으나 크나큰 위협을 맞이해야하는 보물상자
등등 다양한 선택지들이 모두 세계관에 잘 다져져있다.
다음으로 게임플레이다. 게임은 로그라이크에 딱맞게
여러 함정, 강력한 적, 가차없는 죽음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무기에 관해선 꽤나 흥미롭다. 로그라이크
장르 중 가장 유명한 엔터 더 건젼이라는 게임을 반대
예시로 설명하자면, 이 게임은 무기가 매우 많다.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지루해지지 않을려면 많은
무기는 필수이다. 하지만 이는 극심한 복불복을 낳는다.
상자 한개에서 총이 뭐나오냐에 따라 사실상의 클리어
유무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고수가 아니니까.
총의 개수가 240갠대 이중에서 꽝이 걸려버리면 정말
100,200시간 쏟은 분들이 아니면 사실상 확정이다.
그러나 하데스는 조금 다르다. 총 무기 개수가 고작
6개이다. 6개밖에 안되기 때문에 복불복적인 요소가
많이 적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6가지 무기밖에 없으니 어떤무기를 고르더라도 현재
내가 플레이한 정도에 상응하는 정도까지는 항상 도달
하게 되어있다. 즉 이렇게 되니 참으로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바로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RPG게임의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레벨이 있고 그까지 성장을
시켜 적을 무찌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레벨인 경험을
통해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복불복을
없애니 경험을 토대로 한 성장이 보이고 성장이 보이니
게임을 더하게 되어 그 후 더 큰 전진과 발전이 보인다.
그렇게 무기가 적더라도, 지루함은 게임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솓구치는 흥미만 있을뿐이다.
그래도 걱정이 되실수도 있다. 진짜 모든 상황이 최악
이면 클리어 못할 수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래도 된다. 앞서말한 엔터 더 건젼도 물론
플레이하다보면 캐릭터도 해제되고 변화가 있긴 있다.
하지만 캐릭이 해제되면 뭐하는가. 결국 1박2일 시즌1
뺨치는 죽음의 복불복들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하데스>는 조금 다르다. 하데스는 최소한의
보험이 있다. 게임에선 여정을 하며 어둠이라는 걸 얻게
되는데 이거를 모으면 문 옮길때 체력회복, 부활 수,
방어력등을 영구적으로 올릴 수 있다.
그러니, 판이 안좋다 싶으면 맘 편히 화폐만 모으다가
죽어도 아무 상관 없다. 다음판에 업그레이드하고 다시
더 강력해져서 클리어를 다시 도전하시면 되는거다.
이런 확실성은 게임 한판한판이 부담스럽지 않고 좀 더
나아진 캐릭터를 관찰하며 다시금 어려운 여정에 도전
하게끔 한다. 그렇게 점점 지상으로 당신은 가게 된다.
굳이 독의 밑을 빼지 않아도, 깨달음은 올 수 있다.
앞서 많은 분들이 밑빠진독에 물을 붇는다는 감정이
들때 로그라이크 게임을 포기하신다고 하였지만,
사실은 역설적으로 그것이 로그라이크 팬들을 미치게
하고 팬들은 이것이 본질적인 재미라고 생각한다.
밑이 빠진거 같을때 그 절망감에도 포기하지 않다보면
결국 언젠가는 운좋게 게임을 클리어하게되는 것이다.
팬들은 그 과정에서의 결핍, 희망, 절망, 탄식, 환호등을
사랑한다. 로그라이크 '팬'들은 사랑한다. 그렇지만
안 그런 사람이 훨씬많다. 그저 라이트한 게이머, 노인
게이머, 청소년 게이머 등등 로그라이크 장르가 부담이
되실 수 있는 분들도 매우 많다. 하지만 <하데스>에서
알 수 있듯이, 굳이 독에 밑이 빠져 있지 않아도 된다.
굳이 복불복을 하지 않아도, 굳이 모든것을 초기화하지
않아도, 굳이 모든것을 복잡하게 할려고 하지 않아도,
여전히 우리는 결핍, 희망, 절망, 탄식, 환호등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하데스>가 장르의 선구자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