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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Lynii Mar 14. 2023

이제야 덕업일치를 하였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

덕업일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그렇다. 나는 지금 매. 우. 덕업일치된 업무 현장에 놓여 있다. 나를 잘 아는 지인들 혹은 주변 사람들은 나를 부러워하는 말들을 하곤 한다. "어떻게 그렇게 일을 재밌게 할 수가 있어? 부럽다." 이런 말을 듣기까지 사실,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다시 말하지만 한 번에 찾은 덕업일치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기까지 꼬박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문득 고등학생 때부터 뭘 해 먹고살지 고민했던 과거의 나를 칭찬해 본다.



과감하게 돌아서는 법도 배워야 한다.

"엄마, 나 아무래도 그만 다니고 싶어. 여긴 내 적성이 아닌 것 같아."


서울에서 차로 약 4시간 떨어져 있는 전라남도 나주(지도를 보면 더 놀랄 거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식품 관련 K공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꿈에 그리던 회사였다. 무려 한 회사에서만 2번의 인턴을 했다. 이 정도면 나의 애사심은 다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설레는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공기업의 업무가 나에게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어떻게 들어간 회산데...라는 마음이 커서 쉽게 결정을 못했다. 긴 고민 끝에 딱 한 가지만 생각했다. "내가 평생 이 업무만 하여도 괜찮은 것인가. 과연 내가 행복할까?"라는 물음에, 두 번째 인턴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서울로 다시 올라왔다.(결국 나는 전환 시험/면접은 보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지 않는 선택 TOP 3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땐, 한 번쯤 과감하게 충돌해 보는 것도 모두 경험이고 배움이다.


러시아어를 유일하게 못하는 러시아지사 인턴이었던 내가, 우수 인턴이라니! 노력은 역시 배신 하지 않는다.



직장인 '나'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

MBTI(성격유형검사)가 각기 다른 것처럼 모든 사람이 다 같은 직장에 맞지 않다. 그렇기에 본인이 현재 일터에서 어떤 업무 성향을 갖고 있는지 본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의 경우, 공기업/스타트업/창업을 거쳐 깨달은 4가지 업무 특징을 아래와 같이 열거해 보았다.


0에서 10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주체적으로 업무를 할 때 동기부여가 생기는 편이다.

단순 업무를 쉽게 지겨워한다.(계속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한다.)

정해진 업무 틀/원칙 내에서 일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나에겐 어렵다.


현재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다.



망설이다가 기회는 날아간다.

그렇지, 나는 일을 잘 벌리는 사람이었지?
주체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던 나는 직접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나는 창업의 길로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창업은 쉽지 않더라. 직접 발품도 팔아보고, 업체 사장님들과 언성을 높여 싸워보기도 하고. 작은 여자 한 명이 견디기엔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요즘 정부 지원 사업도 꽤나 많던데, 지원해 보는 건 어때?" 안쓰러워 보였나 보다. 지인분의 말대로 찾아보니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정말 많았다. 기회는 누군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더라. 내가 직접 기회는 만들어야 한다. 생각보다 기회는 다양한 곳으로 나온다. 역시 망설이면 기회는 날아가는 법이다. 운이 좋게 정부지원사업에 합격하여, 내 제품이 와디즈 펀딩에서 첫 공개되었고, 795% 달성으로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다.



이제야 덕업일치를 하게 되었다.

나는 창업을 더 이어나가지 않았다. 대신 스타트업에서 덕업일치를 하게 되었다. 과감히 포기해 보고, 반대로 과감하게 도전해 보면서 깨닫게 되더라.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것. 나 또한 아직도 잘하기엔 멀었다. 평균적으로 나는 매일 1명의 푸드 업계 사람들과 만난다. 그렇게 새로운 제품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기획한다.  


그렇게 나는 크라우드펀딩 푸드 디렉터(PD)가 되었다.

*PD: Project Director 프로젝트 디렉터라는 직함을 갖고 일합니다.

덕업일치를 했습니다.




*주관이 반영된 글입니다.


맛있는 제안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janekim3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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