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남지않은 우리의 기간
남편의 화가 극에 달했다.
본인의 9년을 어디가서 보상받아야하냐며 너무나 억울해했다. 남편 가슴에 깊은 상처들은 이제 살짝만 건드려져도 폭발하고 참다 못해 부엌모퉁이로 나를 몰고가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몸으로 나를 세게 쳤다. 내 몸이 부엌수납장에 쿵쿵 부딪치는 소리에 딸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된다.
딸아이만 아니면 오늘부로 나와 그만 살고싶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오늘 싸움의 원인은 늘 같은 원인이었다. 오늘 밖에서 무슨 예민한 일이 있었던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은데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내게 퍼붓는다.
하기로 했는데 왜 안하냐
고기구울 때 기름을 넣지말랬는데 왜 넣었냐
오이무침 할때 설탕넣지말랬는데 왜 넣었냐
상한 음식 내놓지 말랬잖아
반찬통 그대로 식탁위에 두지 말랬잖아
신혼초 물을 식탁위에 놓기로 했는데 놓지않아 크게 싸운적이 있었다. 남편의 7~8년전 얘기를 꺼내며 깊은 곳에 있는 과거 아픈 상처들을 모두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하기로 했는데 왜 안해?
하겠다고 해놓고 또 안하려고?
9년동안 왜 안했는데? 왜 발전이 없어?
하기로 했는데 안한 일들. 남편의 상처를 알면서도 음식이 상하지않게 보관하고, 버리지않고 제때 먹고, 찌개는 자작자작하게 하고...반찬에 물이 너무 많지않게 해라..등등 수십가지지만 이러한 요구사항으로만 느껴지고 머리도 좋지않고 복잡한 나는 늘 어려웠다.
어린시절 나는 공부를 너무 잘하고 싶었지만 원하는성적을 얻지못했고 머리가 좋지 않았다. 인생에 정답이라는게 있는 것 같았고 그 인생의 정답을 남편은 알고 있지않을까 라는 착각으로 남편을 좋아했다.
나보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아는게 많은 남편은 나를 무시할수밖에 없다고 했고, 자신의 삶의 방식이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신혼초 어르고 달래다가 내가 노력하지않자 폭발했고 지금은 갈림길 앞에 우리 두 사람이 서있다. 4월3일금요일저녁 내 정강이를 2~30번 걷어찼고 내 정강이는 멍이들어있었다. 법을 제일 잘아는 그이기에 늘 화가나도 신체적으로는 절대 손을대지않았는데 정말 마지막순간이 얼마 안남은건가 싶다. 다만 남편도 이미 마음은 먹은 듯하나 아이를 위해 버티고 있다. 내행동에 따라 아이의 운명이 맡겨져 있는 것같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