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 그림 (마지막)
벨베데레 뮤지엄에서의 에곤 실레 작품 중 몇 가지를 더 공유하고 싶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림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엄마와 두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도 평온해 보인다. 오른쪽에 눈을 감고 세상 곤히 자는 아이의 모습은 자장가가 들려오는 느낌이랄까. 태어나기 이전 엄마의 자궁 안에 있는 편안한 아기의 모습이 떠오른다.
에디트 실레의 초상화(1917/18)
앉아있는 실레의 아내인 에디트 실레의 초상화.
원래는 체크 패턴이었던 치마였는데, 그 위에 덧대었다고 한다. 후일 기술로 밝혀진 부분
기대 있는 커플(1912)
실레와 발리. 인물이 관람하는 사람을 쳐다보지 않아, 크게 외설적인 느낌이 들진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에디트가 이 그림을 보고도 괜찮았을까?;_;
헤르베르트 라이너의 초상(1910)
5살 어린이의 초상화
에곤 실레의 스튜디오에 있던 의자
에곤 실레의 스튜디오에 있던 의자이다. 그가 앉았을 것이다.
초록 스타킹을 신은 여인
러시아 전쟁 포로(1915)
여타의 그림과 다른 느낌의 그림
네 그루의 나무들(1917)
실레의 기존 화풍의 우울함을 걷어낸 밝은 색감의 작품. 동일환 환경에서 자라온 나무들의 모습이 각기 제각각이다. 실레가 풍경화나 정물화를 그릴 때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마치 인간을 닮은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왼쪽에서 두 번째 잎사귀가 다 떨어진 나무가 유달리 가여워 보인다. 가진 게 하나 없이 모두 떨어져 나간 공허한 사람처럼.
이건 클림트의 그림인데, 물뱀 l 이라는 작품이다. 두 여인이 물처럼 유연하게 나타나 있고, 에로틱하지만 아름답다.
오스트리아 까지가서 하루 종일 미술관에 박혀서 그림만 봤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어느 다른 좋은 곳을 여행할 때보다 훨씬 뿌듯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와서 볼 수 있는 현지 시민들이 부럽게도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미술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외국 사람들이 느끼게 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일까 싶다.
죽음과 공포, 성(性)의 세계에서 끝없이 갈구하며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에곤 실레. 클림트를 이어 오스트리아를 이끄는 예술가로,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화가가 되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미술사에 또 어떠한 영향을 크게 미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