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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무비 1cm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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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트앤노이 Jul 20. 2020

당신은 마법을 할 줄 아는 어른입니까?

숨겨진 마법능력을 잘 모르는 어른들을 위해

누구나 마법을 할

집까지 날아가고 싶다

순간 이동 하고 싶다

누가 내 일 좀 대신해주면 좋겠다


회사를 다니면서 마법이 진실로 필요한 순간들을 꼽아보았다. 마법만 할 수 있다면, 모든 게 편해지고 해결될 테니 얼마나 행복할까?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이런 일들은 오직 마법으로만 가능할 테고, 실현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출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은 반대의 상황이다. 뭐든 가능하게 하는 마법임에도 불구하고, 마법을 배우는 것이 너무 어려워 아무도 배우려 하지 않아 그 자리는 과학과 기술들이 채운다. 과거 마법을 할 줄 알았던 엘프들은, 이제 아무도 마법을 할 줄 모른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그리는 세상은 마법이 사라진 세계다. 반인반수의 켄타우로스도 차를 타고 다니는 마법이 사라진 세계는 자리는 각종 현대 문명과 기술이 대신한다. 그리고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엘프 가족인 이안과 그의 형 발리, 엄마.

이안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소심한 소년이다. 이안과 반대의 성격을 가진 형 발리는 사라진 마법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존경으로 똘똘 뭉쳐있고, 타인의 시선에선 한심하게도 비춰지기도 한다. 이런 두 형제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마법의 지팡이를 얻게 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단 하루 동안 살려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형제는 아버지를 되살릴 수 있는 전설의 보석을 찾아 떠난다.

온워드 속 엘프들은 왜 마법을 배우지 않을까?


많은 감동과 메시지가 있지만, 특히나 생각을 곱씹게 되는 부분은 영화를 크게 관통하는 “마법”과 “마법을 할 줄 아는 것”에 대한 메시지로 생각된다.


온워드 속 엘프들은 마법을 배우는 게 "어려워서" 배우지 않기 시작했다. 사실 마법을 배우려면 스스로를 믿는 힘이 강해야 하고, 가슴속의 불꽃도 확인해야 하는 등 해야 할 것이 많은데, 이런 과정들이 도통 쉽지가 않다. 결국 어렵기 때문에 각자가 마법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점점 숨겨지고 사라졌을 것이다.


“마법=각자의 숨겨진 능력”


이렇듯 마법을 배우는 것은 자신 안의 온갖 것을 끌어낼 수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각자가 가진 가장 큰 능력이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서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사실 대부분 자신 안의 큰 능력을 끌어내는 그 과정이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때론 버거우며, 또는 능력(=마법) 대신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기대어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살벌한 경쟁이 가득한 현실에서 오랜 시간을 나의 능력을 발굴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진짜 숨겨진 능력은 아닐지라도, 대충 잘하는 것 몇 가지를 꺼내어 그것을 기반으로 살아가거나,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은 기술과 물건의 도움을 받으면서 지낸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이렇게 어른들에게는 내 안에는 과연 어떤 마법(=능력)이 있을지, 지금의 나는 마법을 배우는 것을 포기하고 환경에 기대어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아이들에게는 이안처럼 마법을 배워서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는 과정에 대한 환희와 기대감을 심어준다.

픽사를 좋아하는 이유!


온워드의 스토리는 이안이 중심이 되어 흘러간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이안, 그런 아버지를 만나면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적는 이안, 마법을 할 줄 아는 이안, 형보다 나은 동생 같은 이안.. 이안의 이야기로 쭉 흘러가기에 의심의 여지없이 그가 아버지를 만나고 그간 만들어온 아빠와 함께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실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더 큰 이야기를 꽁꽁 숨겨두고 마지막에 짜잔 하고 내보인다.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이야기를 적기에 부담스럽지만, 갑작스레 형에게 훅 점프하는 스토리를 보면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의 저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대단해 픽사!)

또한 픽사 애니메이션은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다.

분명 애니메이션인데 어른들에게 주는 울림이 깊고, 살아오며 깨닫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메시지도 던진다. 인사이드 아웃, 코코, 업 등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보다 오랜 시간 살아왔던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깨닫지 못했던 감정, 삶의 순리 등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영화를 찾아보게끔 유도한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도 이 영화들과 결을 함께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 개봉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 개봉하나 싶었는데, 이제 상영하는 곳이 많이 줄어들어 아쉽다. (한번 더 보고 싶었는데!) 회사에 다니면서 바쁜 삶을 보내고 나를 잃어버린 듯한 어른들이 한 번쯤 보았으면 싶다.


분명 각자에게는 마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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